비트코인 연초 대비 72% 상승에도 업계는 '긴장'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증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3월에만 20% 넘게 상승하며 ‘대체자산’으로서의 지위에 근접하고 있지만 한국 가상자산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위믹스에 이어 페이코인(PCI)까지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국내산 코인들의 혹독한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 미국 증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3월에만 20% 넘게 상승하며 ‘대체자산’으로서의 지위에 근접하고 있지만 한국 가상자산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사진=미디어펜


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페이코인이 국내 원화 지원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DAXA·닥사)로부터 결국 ‘퇴출’ 통보를 받았다. 결국 페이코인 가격은 55% 이상 폭락했고 ‘페이코인 관련주’로 꼽히는 다날 역시 이날 국내증시에서 약 15% 폭락한 모습이다. 페이코인은 국내 결제 전문업체 다날이 2019년 출시한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로 한때 각광을 받았다.

허나 닥사 소속 거래소 중 페이코인이 상장된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은 지난달 31일 공동으로 페이코인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국내 결제사업 중단으로 급격한 사업 변동이 발생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페이코인은 이용자가 페이코인으로 지불을 할 경우 이를 원화로 바꿔 가맹점에 정산하는 구조로 운영됐지만, 금융당국이 ‘자금세탁 방지’를 명목으로 은행 실명확인 계좌를 확보하라고 지시하면서 지난 2월 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다. 

이후 페이코인 측은 “금융당국의 우려를 감안해 국내에서 자체발행 코인 PCI 결제 대신 비트코인 결제로 사업을 변경한 후 다시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소명했지만 닥사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닥사는 위믹스에 이어 이번에도 ‘퇴출’이라는 강수를 두며 시장에 작지 않은 파문을 만들었다. 인터넷 카페를 포함해 각종 가상자산 커뮤니티에는 닥사를 성토하는 의견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번 건이 무려 320만명이 사용하는 코인을 굳이 상장폐지 시킬 정도의 사안인지 알 수 없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닥사 측의 결정에는 가상자산시장을 둘러싼 금융당국과 역학관계가 작용했을 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닥사 측이 당국의 ‘눈치’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자체 발행코인으로 결제 사업을 하는 상황에 대해 당국이 엄격한 입장을 갖고 있는 흐름이라 닥사 쪽에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상자산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약 23%, 올해 1분기 전체로는 약 72%의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엔 금 시세와 함께 비트코인이 상승했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보고자 했던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만들어진 대형 코인들이 연이어 시장에서 퇴출 통보를 받으면서 비트코인 시세와는 별개로 가상자산업계의 ‘겨울’이 좀 더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적으로는 루나‧테라 사태와 FTX 파산, 국내에선 대형 코인들의 잇따른 퇴출이 시장에 큰 쇼크로 작용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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