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가장 극적이고 짜릿한 순간을 연출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끝내기 홈런을 작렬시켰는데, 그것도 앞 타자의 동점홈런에 이어 '백투백'으로 날린 역사적인 한 방이었다.

김하성은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23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9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 1안타가 샌디에이고에 극적인 승리를 안긴 끝내기 홈런이었다.

앞선 3차례 타석에서 안타 하나 못치고 있던 김하성이었다.

샌디에이고는 3-3으로 맞서던 9회초 애리조나의 에반 롱고리아에게 솔로홈런을 내줘 3-4로 리드를 빼앗겼다. 9회말 애리조나는 마무리 투수 스캇 맥거프를 마운드에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선두타자 8번 호세 아조카 타석에 대타 데이비드 달을 내세웠다. 여기서 달이 솔로홈런을 터뜨려 4-4 동점을 만들었다.

달의 동점포만 해도 팬들을 들썩이게 만들 수 있는 한 방이었지만, 이는 김하성을 더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장치와 같았다.

다음은 9번타자 김하성 타석. 김하성은 3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까지 끌고간 뒤 맥거프의 5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총알같이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백투백'으로 터진 끝내기 홈런이었다.

샌디에이고 덕아웃과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린 가장 짜릿한 드라마가 김하성의 방망이로 펼쳐지며 샌디에이고는 5-4로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백투백으로 동점·역전 홈런을 날려 끝내기 승리를 거둔 것은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최초였다. 또한 8-9번 타자가 백투백으로 홈런을 날려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둔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였다.

김하성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끝내기 홈런은 이처럼 '역사적인 홈런'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