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대법원서 금감원 문책 경고 징계 취소 확정
증권사들, 손 전 회장 사례 비추어 금융위 제재 수위 낮아지길 기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인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제재 절차가 본격화됐다. 제재 결과에 따라 수장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 왼쪽부터 박경림 KB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사진=각 사 제공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임시 소위원회를 열고 라임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CEO들을 불러들였다.

진술을 청취하는 이 자리에는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과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출석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피해자 배상도 열심히 했다”며 선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2020년 11월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라임펀드 사태 관련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박 대표와 양 부회장에게 각각 ‘문책 경고’ 등 중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제재가 확정되려면 금융위 심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금융위는 이들 CEO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다가 지난해 3월 말 일시 중단했다.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놓고 법적 해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위는 “제재조치 간 일관성과 정합성, 유사 사건에 대한 법원의 입장,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확인하고 검토를 거친 뒤 심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 초까지도 미뤄져 오던 제재심리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지난 1월 나오면서 재개됐다.

대법원은 1월 15일 대법원은 손 전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를 취소해달라”고 낸 행정소송에서 금감원의 문책 경고 징계를 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증권사들은 손 전 회장이 승소한 만큼 금융위 제재 수위가 낮아지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로써, 3~5년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징계 사유가 비슷했던 손 회장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만큼 이들 증권사 CEO에 대한 제재 수위 역시 낮아지거나 철회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금융위 역시 제재를 미뤄온 게 소송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자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높은 제재 수위를 고집하기엔 부담이 따르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