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감산 공식화로 메모리 가격 상승 전망…반도체 상승 전환기 시점 앞당길수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가 25년만에 ‘무(無)감산’ 기조에서 입장을 바꾸면서 주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감산 효과에 대한 기대감 속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 삼성전자가 25년만에 ‘무(無)감산’ 기조에서 입장을 바꾸면서 주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700원(1.08%) 오른 6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7일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공식화 소식에 주가는 전장 대비 4.33% 오른 6만5000원에 마감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6만5000원선을 회복한 건 지난해 6월 9일(종가 6만5200원) 이후 약 10개월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난도가 높은 다음 단계의 공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생산물량 감소에 대비해 물량을 확보해 왔다”면서 “공급 물량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소식이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감산 소식에 주가가 오른 이유도 투자자들이 대규모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 담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만 삼성전자 주식 8811억6282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경쟁사들과 달리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화 한 것은 1998년 이후 25년만의 일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결정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상승 전환기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과잉이 이전보다 빨리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돼 투자심리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감산 결정으로 DRAM(디램) 가격의 낙폭이 줄어드는 것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며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종전 8만원에서 9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통해 공급 전략의 유의미한 변화를 표명함으로써 향후 재고 축소 및 가격방어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라며 “특히 경쟁사들이 가동률 조정을 통한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를 이미 시행한 가운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은 하반기 고객사들의 반도체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신한투자증권도 7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SK증권은 7만5000원에서 8만원, 키움증권은 7만8000원에서 8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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