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도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 이어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용자(勇者)가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만 600% 넘게 폭등하며 국내 주식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에코프로에 대해 하나증권이 업계 처음으로 ‘매도’ 리포트를 발간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BNK‧하이투자증권 등이 투자의견을 중립(보유)으로 내려잡는 등 과열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 올해 들어서만 600% 넘게 폭등하며 국내 주식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에코프로에 대해 하나증권이 업계 처음으로 ‘매도’ 리포트를 발간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테마 장세를 주도하며 일각에선 ‘광기’라는 지적마저 받고 있는 소위 ‘에코프로 형제’들에 대한 이슈가 연일 주식시장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에코프로와 관련해선 흡사 수년 전 비트코인 폭등 당시와 비슷한 ‘신드롬’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이라는 종목 자체가 하나의 ‘밈’처럼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만 해도 12만원대였던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11일 82만원까지 치솟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다.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의 상황도 유사하다. 지난 2월 초까지만 해도 10만원대였던 주가는 30만원 근처까지 올라와 있다.

하나증권의 매도 보고서는 바로 이런 와중에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증권가 특성상 매도 의견의 보고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목표주가가 떨어질 경우 그나마 부정적인 뉘앙스를 읽어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하나증권의 보고서는 에코프로 상승세와 신드롬의 한가운데에서 발간됐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보고서를 쓴 김현수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위대한 기업이지만 현 주가는 그 위대함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45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거의 반토막 수준의 가격을 내놓은 것이다.

한편으로 그는 "에코프로는 하나증권이 지난 3년간 강조해온 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치, 메탈 비즈니스의 차별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기업"이라고 말하면서도 "현재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가치를 넘어섰으며 주가의 추가 상승을 위해 필요한 건 2030년을 반영하기 위한 시간의 경과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여전히 낮은 지역별 전기차 침투율, 북미 전기차 보조금 지급 본격화를 감안하면 가파른 수요 성장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미국 시장의 경우 추가 증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최근 북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들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요 증가, 셀 메이커 업체들의 양극재 조달처 다변화 기조를 감안하면 2030년 예상 실적에 대한 선제적 반영은 과도한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유사한 시각을 가진 리포트가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에코프로비엠의 현 주가가 2030년 실적까지 선반영한 수준으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목표주가는 기존 16만원에서 26만5000원으로 상향하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BNK투자증권 역시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목표주가는 17만5000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하지만 투자의견은 보유로 하향한다”면서 “최근 주가에 대규모 수주 등 기대감이 선반영돼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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