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미국 증시는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8.29포인트(0.11%) 하락한 3만3646.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로 이뤄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99포인트(0.41%) 떨어진 4091.95로,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02.54포인트(0.85%) 밀린 1만1929.3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예상보다 둔화한 3월 CPI 발표에 안도감을 느끼며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0% 올랐다. 전월 상승률이 6.0% 였던 점을고려하면 1.0%포인트(p) 하락한 셈이다. 연준의 목표치인 2.0%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6월 9.1%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둔화한 모습이다. 

CPI 둔화에도 이내 연준의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되며 하락 전환했다. 

의사록에서 연준 인사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발생한 은행 위기로 올해 말부터 완만한 경기 침체가 나타나 2년 뒤에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5월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여겨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에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 등 자산시장의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이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5월 FOMC에서 0.25%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68.9%였다.

국내 증시 역시 예상치를 하회한 물가 지수보다 침체에 더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13일 오전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5.93p(0.62%) 내린 2534.71로 출발했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5.12포인트(0.57%) 내린 885.50으로 출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CPI 결과에 따른 인플레 안도감에도, 침체를 예상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부담 등 대외 이벤트와 옵션 만기일에 따른 외국인의 현선물 수급 변화 등 대내 이벤트를 소화해가면서 장중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단기 랠리를 전개한 측면이 있는 만큼 증시 전반적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