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원가·공급 모두 안 좋아…한화만 '태양광'으로 반등 예상
하반기 中 리오프닝 효과 본격화하면 수요 회복 기대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석유화학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요 둔화와 원가 상승, 공급 과잉이라는 3대 악재가 실적 부진 주 요인으로 거론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는 석유화학 부문 실적이 작년 말보다 다소 개선되겠지만 전체적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롯데케미칼 전남 여수 공장./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으로 다소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1366억 원의 영업손실(매출 5조4305억 원)을 내 4분기 연속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4000억원이었던 전 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등으로 인한 주요 제품의 수익성 개선,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환산 스프레드 개선을 이유로 꼽았다. 이어 "2분기에는 흑자 전환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6094억 원(매출 14조792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부가가치 합성소재(ABS),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력 제품의 스프레드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1분기에는 재고 축적 수요를 제외하면 유의미한 전방 수요 개선은 어렵다"며 "연내 점진적인 수요 개선을 기대하나, 공급 부담 역시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회복세는 완만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가량 감소한 1094억 원(매출 1조7407억 원)으로 추산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4분기에 주요 석유화학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지만 1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크게 하락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관측된다.

   
▲ 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2공장 야경./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다만 금호석유화학은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가 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실적은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덕분에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솔루션은 4사 중 유일하게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태양광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0%가량 증가한 2206억 원(매출 3조1433억 원)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케미칼 사업 부문 약세에도 미국 중심의 태양광 판매와 생산설비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올 1분기부터 생산세액공제(AMPC)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케미칼은 일회성 비용 소멸과 스프레드 개선으로 흑자전환 달성할 것"이라며 "태양광은 출하량 감소와 판가 하락에도 일회성 비용 소멸, 발전소 매각이익 반영(184억원)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까지는 업황 부진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세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중국 리오프닝이 본격화하면 수요 회복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글로벌 전방 수요 부진과 역내 신규 크래커 증설 물량 유입 등으로 여전히 어두운 시황"이라면서도 "연초 이후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재고축적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 이후 시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재고축적 구매가 이뤄졌던 만큼 이제는 전방에서 실질적인 수요가 동반돼야만 추가 재고비축 및 제품 가격 상승의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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