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뒤에 숨겨진 송전 전기원의 땀과 애환
세상에 빛을 전달하는 이들. 그리고 그 빛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있다. 송전철탑의 유지, 보수, 관리까지 책임지는 송전 전기원들. 지상 30미터에서 100미터 높이의 송전탑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며, 15만 4천 볼트에서 76만 5천 볼트의 전압이 전송되는 송전선 위를 안전장비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걸어 다닌다. EBS <극한 직업>은 오는 27일, 28일 이틀에 걸쳐 전기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고압송전탑을 지키고 있는 송전 전기원들을 소개한다.

▶1부 - 방송일시 : 2010. 04. 27 (수) 밤 10시 40분
충남 당진의 한 송전선로 점검 현장을 찾은 <극한 직업>. 현장은 봄을 맞아 전국적으로 송전선로 정밀 점검 작업과 애자 청소가 진행되고 있었다. 송전탑과 송전탑 사이의 전선 상태는 물론, 여러 가닥의 송전선이 서로 부딪혀 상처가 나는 것을 방지해주는 ‘스페이서 댐퍼’까지 송전원들은 하나하나 눈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세밀한 작업에 간소한 복장. 방염복에 안전장비라고는 허리 안전로프만 겨우 갖춰져 있었다. 심지어 직접 만들었다는 주름관까지, 작업 현장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갑자기, 송전탑 위로 올라간 송전전기원들이 전선 위로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곡예를 보는 듯한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 작업 현장은 한 발이라도 잘못 디디면 바로 산 아래로 추락하는 아찔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극한 직업>이 두 번째로 찾아간 동해 역시 위험천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동해의 작업 현장은 송전선에서 철탑으로 새어 나오는 전류를 막는 ‘애자 청소 작업’이 한창이었다. 청소 시, 송전탑에 매달려 있는 송전전기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유도전압은 일반 가정에서 쓰이는 220V전압의 30배에 달한다. 전기의 찌릿함을 그대로 느끼는 극한의 작업 현장에서 전기 감전의 위기까지 무릅쓰고 일하는 송전전기원들이 있다.


전선 위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송전전기원들
▲전선 위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송전전기원들


▶2부 - 방송일시 : 2010. 04. 28 (목) 밤 10시 40분
다음 날, 송전전기원들이 스페이서 댐퍼의 교체 작업에 나섰다. ‘스페이서카’라는 장비를 올리는 것부터 오늘의 일이 시작된다. 초긴장상태의 현장 직원들은 무사히 장비를 올리고 나서도 안심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가는 송전전기원들에게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전선의 알루미늄 피복이 심하게 벗겨진 부분이 발견된 것. 스페이서 댐퍼 교체 작업이 일순간 전선 보수 작업으로 바뀌었다. 이름도 생소한 장비들을 들고 전선 위로 올라간 송전전기원들은 그 전선 위에서 손상된 전선을 절단해 새로 이어주는 작업을 다시 시작한다.

힘들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빛의 파수꾼’이라는 자부심을 지닌 송전전기원들. 하지만 자부심 이면엔 늘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자리 잡고 있다. 작업이 시작되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반 년 이상을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송전전기원들에게 가족은 미안함의 대상이자, 그리움의 대상이자, 극한의 상황에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