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부 신진주 기자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경쟁사 소주 브랜드인 '처음처럼'을 비방 광고한 하이트진로가 최근 공정위로부터 1억4300만원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도 넘은 하이트진로의 영업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제동을 걸은 판결이다. 이번에 제제를 받은 사건은 하이트진로가 제작한 광고물이 문제가 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2년 3월~5월 사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인근에서 '인체에 해롭다',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처음처럼 독' 등의 표현을 담은 현수막과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했다. 경쟁사인 롯데주류 소주 제품의 유해성을 부각하는 주장들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허위 사실로 경쟁 브랜드 이미지는 실추됐고 소비자들은 혼란만 가중됐다.

주류업계의 도 넘은 비방전은 이번 사건뿐이 아니다. 지난 2013년에는 롯데주류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에서 경유가 검출됐다는 내용을 유포시키기도 했다. 수사 결과 롯데주류 임직원들이 관련 내용을 유포시키고 악성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나 검찰에 송치됐다.

맥주업계 사이에서도 있다. 작년엔 오비맥주가 자사 카스 제품에 관한 악성 루머를 하이트진로에서 유포했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의뢰했다.

온라인 상에는 '동종업계에 있어서 잘 아는데 2014년 6∼8월 생산된 제품 마시면 안 됨', '가임기 여성은 무조건 피하라', '시설 노후화로 맥주창고 세척하는데 소독약을 제대로 못 씻어 낸 듯' 등의 내용이 확산돼 ‘카스 소독약’ 루머가 퍼졌다.

   
▲ 경쟁사 소주 브랜드인 '처음처럼'을 비방 광고한 하이트진로가 최근 공정위의 1억4300만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도 넘은 하이트진로의 영업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제동을 걸은 판결이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인터넷 악성 게시글의 IP를 추적한 결과 하이트진로 본사 직원 1명과 대리점 직원 1명이 개입된 정황을 포착했다. 당시 하이트진로 측은 "관리직 직원 한명이 사적인 SNS 대화방에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일부 과장된 내용을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독 주류 사업자간 비방이 많은 이유는 뭘까. 일부 직원들의 그릇된 애사심 때문? 또는 독과점 체제에서 출혈 경쟁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인가.

실제로 경쟁사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가 그대로 자사 제품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긴 한다. 그러나 특히 건강과 직결되는 먹고, 마시는 제품에 예민한 소비자들에게 경쟁사 제품의 유해성 관련 비방은 상도덕에 어긋난 행동이다. 비방전을 통해 양산된 허위 정보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진흙탕 싸움에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다. 주류 업계 전반에 득이 될 게 없다.

이번 하이트진로의 과징금 철퇴 사건을 계기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제품 개발, 품질관리 등에 힘써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