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1조원 육박…집계 이후 최대 규모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2500‧코스닥 900 돌파 등 국내 증시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1조원에 육박했다. 공매도 거래대금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최대 수준까지 공매도 규모가 치솟는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상품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모습이다.

   
▲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상품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모습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1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지수 하락에 기대를 건 매수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달을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약 3%, 약 6% 넘게 상승한 상태다. 

특징적인 점은 코스피보다 코스닥 상승세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허나 코스피 역시 이달에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전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현재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하락으로 장이 마감돼도 상승 흐름은 여전히 살아있다.

시장에는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그 증거로 나타나는 것이 공매도 자금의 증가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코스닥 6346억원, 코스닥 3627억원으로 총 9973억원에 달했다. 이는 공매도 거래대금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공매도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으로 손꼽히는 대차거래 잔고도 크게 늘어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80조8434억5400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는 한국 시장의 특성상 대차잔고 증가는 공매도 증가의 신호로 간주된다. 

대차거래 잔고 금액이 8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10일부터다. 이는 지난 2021년 11월16일 이후 17개월 만의 일이다.

또 다른 ‘하락베팅’ 지표는 개인들의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 집중매수다. 인버스 ETF는 하락시 주가가 오르는 상품인데,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코스피 곱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코스닥 인버스) 등의 상품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개인들은 코스피 곱버스를 3103억원, 코스닥 인버스를 2361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종목들은 전부 개인순매수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며 개인투자자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오랜 기간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25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도 900포인트를 상회하며 2022년 초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정리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10%를 차지하는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의 대차거래 잔고비중이 32.2%에 달해 전체의 3분의1 수준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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