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액 지속 증가추세…'원금손실 가능성' 유의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작년 하반기 급격하게 위축됐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미 이달 들어서만 ELS가 2조1000억원어치 넘게 발행된 가운데, 증권사들은 관련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며 고객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작년 하반기 급격하게 위축됐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시 회복이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복귀시키면서 증권가 풍경도 바꾸고 있다. 특히 작년 하반기 부진했던 ELS 시장의 ‘반전’이 눈에 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ELS 발행액(원화·외화 합산)은 6조7500억원 규모로 이전 분기(4조4000억원) 대비 53% 급증한 모습이다.

월별 발행액 추이를 보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1월 1조6500억원으로 시작해 2월 2조3900억원, 3월 2조6900억원 등이다. 특히 ELS 월 발행액이 2조원을 넘긴 것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라 확실한 ‘회복 시그널’이 나타난 모습이다. 

ELS는 이달 들어서도 이미 2조1000억원어치 넘게 발행된 상태다. 아직 이번 달이 중순임을 고려하면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한 달 발행액 ‘3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낮지 않아 보인다.

작년 하반기 들어 홍콩H지수 등 국내 출시된 ELS가 주로 삼았던 기초자산들이 일제히 폭락하면서 ELS는 국내 시장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사례가 있다. 일부는 낙인(원금손실) 구간까지 들어가면서 시장이 더욱 급격하게 위축됐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증시가 살아나면서 ELS 시장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ELS 투자자들을 모시기 위한 경쟁구도에 불이 붙은 양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6월 30일까지 온라인 거래 계좌(뱅키스)로 ELS 상품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지급한다. 키움증권은 내달 25일까지 자사 계좌로 ELS나 파생결합증권(DLS)을 처음 청약하는 고객에게 상품권을 지급한다.

아울러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5월 14일까지 ELS를 매수할 경우 누적 순매수 금액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전개한다. NH투자증권의 인터넷 전문 브랜드 나무증권은 ELS 거래 경험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테슬라나 애플, 넷플릭스 등 주요 미국 기업 중 무작위 한 곳의 소수점 주식을 증정한다.

작년 하반기의 하락세가 무색하게도 낙관론이 대세를 점한 모습이지만, ELS 특유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가나 지수가 원금 손실 지점(녹인 배리어)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ELS 발행이 늘고 있다”면서도 “작년 3분기에만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에서 6771억원의 원금손실이 발생한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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