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동아시아미래재단 특별강연 기조 연설서 한국 정치 양극화 문제 진단
“대화·타협 없는 투쟁 정치 민주주의 위기 몰아…경제 위기 대응도 적신호”
“이해관계 조정, 한국 정치 중요한 과제…양당에 치중된 권력 다원화해야”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이 18일, 정치 양극화 문제로 한국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치권의 지적에 대해 “다당제로 연합정치의 길을 열어 거대 양당의 극한 대결을 극복해야 한다”며 “양당에 치중된 권력을 다원화해 다양한 이해관계를 정치에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4.19혁명 기념일을 맞아 ‘민주화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주제로 진행된 특별강연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치는 진영 싸움에 매몰돼 전략산업에 대한 입법과 재정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손 상임고문은 “오늘의 한국 경제는 19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발전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며 “국제적 경기 침체와 공급망 재편의 움직임 속에 국내적으로도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돼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정치 다원화로 위기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이 4월 18일 '민주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강연에 앞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동아시아미래재단 제공


특히 그는 국제적 경제 위기 상황 속 미국, 일본, 유럽 등은 첨단산업 유치 및 자국 기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정쟁으로 뒤늦게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한국의 정치는 민주 정치의 요체인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극한 대결로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면서 여야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대화와 타협으로 국론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화와 타협이 없는 투쟁의 정치가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 위기에 대한 정치적 대응 능력에도 적신호를 키고 있다”며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통합의 정치가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특별강연을 맡은 최장집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원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민주주의 연구로 저명한 한국 정치학계 거장이다.

   
▲ 최장집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4월 18일 '민주화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정치의 다원화를 강조했다./사진=동아시아미래재단 제공


최 교수는 4.19혁명으로부터 한국 민주주의가 꽃피우게 됐음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만들어내는 실체적 수준에서의 결과가 너무나 빈약하다”며 다원주의의 부족을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았다.

더불어 최 교수는 극변하는 국제정치질서에 우리나라가 주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민주주의에 정치적 유연성과 확대성 등 다원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동아시아미래재단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라는 대주제 아래 두 달 간격으로 초청 강연을 개최하고 있다. 이날 강연은 지난해 10월 ‘격동의 세계와 한국의 길’을 주제로 열린 첫 강연에 이은 4번째 강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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