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불법 선거운동 관련, 방송3사 보도에 미온적 태도 보여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KBS의 감추기식 보도를 강력히 비판했다. 민언련은 "서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인 물가인상에 대한 보도가 없었다"며KBS의 행태에비판의 날을 세웠다.

또한 22일부터 논란이 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 사안에 대한 방송 3사의 보도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 의견을 드러냈다.민언련은 "이 같은 보도행태는 서태지-이지아 씨의 소송사건보다 소홀하게 다뤄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공영방송 KBS, 물가 인상 쉬쉬
연일 물가가 치솟고 있다. 구제역과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 등으로 인해 고기와 생선 값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커피와 담배 등 기호식품 값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동서식품은 오는 25일부터 9~9.9% 커피 출고 가격 인상안을 밝혔고 던힐과 켄트, 보그 등의 판매사인 BAT코리아도 오는 28일 이후부터 소매점에서 파는 담배 값을 8% 올린다는 방안을 전했다. 정부의 물가 관리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가운데 서민들의 물가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방송3사 중 MBC와 SBS는 물가 인상과 관련된 소식을 보도했으나 KBS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 MBC는 22일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가격인상과 담배 값 인상 소식을 전하며 “서민들의 대표 기호품인 커피믹스까지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소시지류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 계획을 보도하며 “현장조사까지 벌이고 있는 정부의 물가 동결 압박이 효력이 없다”고 전했다.

SBS 역시 22일 커피믹스와 담배 값 인상 소식을 알린 뒤, “한정된 소득에서 물가가 상승해 가계 구매력이 떨어져 저소득 계층에서는 물가 상승 충격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포함시켜 보도했다.


매년 인상되고 있는 동서식품의 커피 가격
▲매년 인상되고 있는 동서식품의 커피 가격


■ 4.27재보선 여권 불법관권선거, 방송 3사의 미온적 보도
지난 22일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 논란이 불거졌다.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강원지사 보선에서 한나라당 엄 후보 지지를 홍보하는 불법 전화 선거운동 현장을 적발했다”고 밝힘에 따라 엄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 논란은 사실화됐다. 선관위는 “강릉의 한 펜션에서 33명의 전화홍보원이 휴대폰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었다”며 “그 대가로 점심식사와 일당 5만원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에 엄 후보는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 행동이며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와는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화홍보원이 홍보 활동을 벌였던 펜션에서 선거사무소 또는 후보자만 알 수 있는 유권자 명단, 입당원서, 국민경선 선거인단 신청서 등의 자료가 나오며 엄 후보의 주장을 일소시켰다.

KBS는 22일 엄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 현장이 공개됐다고 알렸다. 그러나 “엄 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이라는 허위 문자 메시지가 22만 명에게 전달됐다”며 “한나라당은 이를 민주당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보도를 함께 나열했다. 결국 “여·야간 불법 선거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여·야 공방으로 접근한 것이다.

MBC는 22일 “선거전이 과열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첫 보도를 시작으로 선관위가 한나라당 엄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 현장을 적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문순 후보 측이 허위 사실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는 등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 있다”는 한나라당 측의 입장을 나열해 보도했다.

이어 MBC는 24일 보도에서 한나라당 엄 후보에 대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김 모씨 등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어 “최문순 후보측이 문자 메시지 발송 건에 대해 뒤늦게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도하며 엄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보다 민주당 최 후보의 문자 메시지 발송에 힘을 실어 보도했다.

민언련은 “KBS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관권선거 의혹을 첫 보도된 지 이틀 뒤인 24일에서야 보도했다”며 “공영방송으로서 공정해야 할 선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선 안된다”며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