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컴백" 정성립 사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올해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액은 적지만 인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정부, 금융계, 언론에 부정적으로 비친다. 노조도 반대하고 있고 일단은 STX프랑스 인수건은 잠정보류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가야할 방향인 것은 분명하다.”

25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TX프랑스 인수에 대해 잠정보류 입장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주주 산업은행의 제안으로 STX프랑스 인수를 검토 중이다. 

정 사장은 STX프랑스에 대해 과거 방문경험을 밝히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인수시점에 고심했음을 드러냈다.

   
▲ 25일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정성립 사장 (가운데), 김열중 재경부문장 부사장 (우측), 조욱성 종합기획부문장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정 사장은 “낙후된 조선소라 선입견을 가졌는데 직접 방문해 보니 상당히 현대화된 조선소였다”며 “어떤 면에서는 대우조선보다 잘 조직된 조선소가 운영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STX프랑스는 2020년까지 수주물량도 확보돼있는 상황이며 재무상태도 대우조선은 적자에, STX프랑스는 흑자에 접어들었다”며 “STX 프랑스는 우리나라에서 갖는 인식처럼 어려운 회사가 아니고 세계에서 크루즈를 잘 짓는 회사인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 사장은 “당산동 빌딩(450억) 팔아서 300억에 크루즈조선소를 살 수 있다면 남는 장사겠지만 지금 상황은 인수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도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첨단상선, 특수선 3개의 포트폴리오로 운영되고 있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크루즈분야도 나아갈 방향이라 생각한다”며 “시점이 지금이냐 아니냐의 문제인데 지금은 이르다”고 평가했다.

크루즈사업진출 시점에 대해 정 사장은 “동아시아가 앞으로 크루즈산업의 주축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며 “승객의 주류가 동양인으로 바뀌는 시점이 한국조선소가 크루즈를 주력으로 가야할 때”라고 전망했다.

STX조선과의 합병이나 위탁경영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우조선해양이 중견조선소를 떠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재 공동구매처럼 대우조선과 STX가 회사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성립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인적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15년전 워크아웃 때문에 상당히 많은 인적구조조정을 이미 했기 때문에 우리와는 맞지 않다”며 “다만 방만한 조직이 있다면 쇄신차원의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의 효율성을 높여갈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