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프, 역세권 입지 강점…분양가는 칸타빌 比 2억5000만 원↑
'악성 재고' 우려에 할인분양 전철 밟나…계룡건설 "가능성 無"
[미디어펜=김준희 기자]KT&G가 시행하고 계룡건설이 시공하는 '엘리프 미아역'이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 가운데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엘리프 미아역은 지난해부터 '악성 미분양'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칸타빌 수유팰리스'와 직선거리로 약 1㎞ 떨어져 있다. 엘리프 미아역의 분양가는 칸타빌 수유팰리스보다 2억5000만 원가량 더 높게 책정돼 '미분양' 및 '할인분양'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서울 강북구 '엘리프 미아역' 공사 현장./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엘리프 미아역은 최고 24층, 3개 동, 전용면적 49~84㎡, 총 26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공공임대 34가구를 제외한 226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옛 궁전회관(궁전예식장) 부지에 들어서는 엘리프 미아역은 서울시 정책사업인 미아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단지다.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근린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 600%를 적용받는 대신 증가한 용적률의 50%는 거점형 키움센터, 청소년문화센터 등 공공기여시설로 확충된다.

최근 서울 강북구 일대 신규 공급 단지들은 미분양으로 고전하고 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대표적이다. 216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지난해 3월 최초 공급 이후 이달까지 무순위 청약을 무려 9회나 실시했지만 아직까지도 물량이 소진되지 못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 최초 분양가는 △59㎡ 8억20만~9억2490만 원 △78㎡ 10억630만~11억4780만 원 수준이다. 시세 대비 높은 공급금액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엘리프 미아역 또한 강북구에 공급되는 신규 분양단지로, 단지 규모와 고분양가 등 칸타빌 수유팰리스와 공통점이 많다.

먼저 단지 규모의 경우 엘리프 미아역이 260가구,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216가구로 비슷하다. 두 단지 모두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리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분양가다. 엘리프 미아역 분양가는 △49㎡ 6억78만~6억3143만 원 △59㎡ 7억2808만~7억9258만 원 △74㎡ 9억1498만~9억7041만 원 △84㎡ 10억8716만~11억4263만 원이다.

발코니 확장 및 유상 옵션 등 추가선택품목 비용도 만만치 않다. 59㎡ 기준 발코니 확장 금액은 1943만~1976만 원, 타입별 유상 옵션 비용은 3974만~4409만 원이다. 모든 추가선택품목 비용을 합한 풀옵션 금액은 8억2440만~8억5741만 원에 달한다.

최근 할인분양을 진행한 칸타빌 수유팰리스와 비교하면 59㎡ 최고가 기준 2억5000만 원가량 비싼 금액이다.

지난 10~11일 무순위 청약 당시 칸타빌 수유팰리스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59㎡ 최고 금액은 6억100만 원이다. 발코니 확장 금액과 중문, 시스템에어컨 등 옵션 비용이 모두 포함됐다.

중도금 이자비용은 두 단지 모두 발생하지 않는다. 엘리프 미아역은 계약금 12% 납부 시 중도금 없이 잔금 88%를 납부하도록 하는 금융혜택을 제공한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계약 후 3개월까지 잔금을 치르게 돼 있어 별도의 중도금이 없다.

   
▲ 엘리프 미아역 견본주택 내 단지모형도./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지하철역 가까워도 12억 넘는 84㎡ 분양가 '부담'

엘리프 미아역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으로 조성되는 단지인 만큼 역이 가깝다는 점은 칸타빌 수유팰리스 대비 확실한 강점이다.

지난 19일 찾은 엘리프 미아역 공사 현장은 지하철 4호선 미아역 1번 출구부터 도보로 1~2분(성인 남성 걸음 기준) 소요됐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수유역 8번 출구 기준 단지까지 도보로 약 8분이 소요된다.

교육여건은 칸타빌 수유팰리스와 비슷했다. 엘리프 미아역 입주자 자녀들이 배치되는 화계초등학교는 사업지에서 성인 남성 걸음으로 10분가량 소요됐다. 다만 통학 시 길목에 차량이 오가는 좁은 골목이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경우 배치 초등학교인 쌍문초등학교까지 도보로 약 13분이 소요된다. 초등학생 걸음을 감안하면 도보 통학 시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관건은 분양가다. 엘리프 미아역 고분양가 논란의 핵심은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이다. 발코니 확장 금액 및 유상 옵션을 포함한 해당 평형 풀옵션 가격은 최고 12억2157만 원에 달한다.

이는 인근 시세와 비교해도 2억 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올해 1분기 서울 강북구 아파트 최고 매매가는 84㎡ 기준 9억9000만 원(꿈의숲롯데캐슬·5층·2월)으로 10억 원을 넘지 않는다. 신축 및 역세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수요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엘리프 미아역 분양관계자는 "84㎡의 경우 인근 시세 대비 다소 높게 책정된 것은 맞다"며 "주력 타입인 59㎡ 분양가를 합리적으로 책정하려다 보니 19가구로 비중이 적은 84㎡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요자들의 관심은 '할인분양' 여부로 쏠리고 있다. 최근 청약시장에선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할인분양 사례가 늘고 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 또한 9차례 무순위 청약을 거치며 30% 넘게 분양가를 낮췄다.

엘리프 미아역 청약을 고민 중인 40대 직장인 A씨는 "분양가가 예상보다 너무 높게 나온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발코니 확장비와 옵션까지 포함하면 악성 미분양 단지인 칸타빌 수유팰리스 분양가와 크게 다를 게 없어 차라리 미계약 물량이나 할인분양을 노리는 게 나을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엘리프 미아역 분양관계자는 "할인분양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시행사가 과거 공기업이었던 KT&G로 자금력이 탄탄할뿐더러 중도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는 다른 현장과 달리 (엘리프 미아역은) 공사비를 사업 주체인 KT&G가 다 부담하는 구조"라며 "공사비를 다 충당했고 공사기간도 넉넉하기 때문에 (할인분양 등을 통해) 급하게 분양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엘리프 미아역은 오는 2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5일 1순위, 26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내달 3일 2단지, 4일 1단지 순이며 내달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정당 계약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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