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투타 겸업의 또 다른 묘미를 보여줬다. '투수' 오타니로서는 부진했는데, '타자' 오타니로 만회하면서 자가발전 승리투수가 됐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경기에 선발투수 겸 3번타자로 출전했다.

   
▲ 사진=LA 에인절스 홈페이지


투수로는 6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두들겨 맞는 등 3피안타 5사사구(2볼넷, 3사구) 8탈삼진 5실점했다.

피칭 내용 자체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4회초 한꺼번에 5실점한 외에는 거의 완벽한 피칭을 했다. 3회까지는 3연속 삼자범퇴였다. 그런데 3회말 에인절스가 5점을 뽑아낸 후인 4회초 제구가 흔들리며 급격하게 무너졌다.

선두타자 에스테우리 루이스를 사구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루이스가 곧바로 2루를 훔쳐 오타니를 흔들자 코너 케이플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브렌트 루커에게는 우중간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시즌 첫 홈런을 맞은 오타니는 제이스 피터슨을 또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후 폭투를 범하더니 셰이 랑겔리어스에게 중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홈런 두 방으로 순식간에 5-5 동점이 됐다.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허용한 것은 지난해 7월 2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후 처음이다.

이후에도 오타니는 라이언 노다에게 인정 2루타를 맞았지만, 집중력을 발휘하며 추가실점 하지 않으면서 고비를 넘어섰다.

6회까지 던진 오타니는 자신까지 포함된 타선의 도움으로 8-5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났다.

타자 오타니는 제 몫을 했다. 단타와 2루타, 3루타를 골고로 치며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활약을 했다.

1회말 2사 후 첫 타석에서는 8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2루수 쪽 느린 타구를 치고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3회말 1사 1, 3루의 두번째 타석에서는 상대 선발 J.P 시어스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 타점을 하나 올렸다. 이후 헌터 렌프로의 희생플라이, 브랜든 드루리의 3점 홈런이 이어지며 에인절스가 5-0으로 리드를 잡았다.

5-5 동점 추격을 당한 후인 5회말 오타니는 선두타자로 나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이 이닝에서 2점을 뽑아 다시 7-5로 리드를 잡았다.

오타니는 6회말 2사 후 바뀐 투수 도밍고 아세베도를 상대로 우측 펜스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고 3루까지 달렸다. 랜던의 적시 2루타가 뒤를 받쳐 오타니는 득점을 보탰다.

이제 오타니는 홈런만 날리면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할 수 있었다. 8회말 1사 1, 2루에서 한 번 더 타석에 들어서 가운데 담장 가까이 타구를 날려보냈지만 중견수에 잡히며 3안타 경기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타율은 0.273(97타수 27안타)으로 올라갔다.

에인절스는 불펜진이 2실점해 오클랜드에 8-7, 한 점 차까지 쫓겼지만 결국 승리를 따냈다. 오타니는 타석에서 자신의 활약과 동료 타자들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돼 시즌 4승을 수확했다. 다만, 5실점이나 해 평균자책점은 0.64에서 1.85로 급상승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