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21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불구 정당 지지율 우위
영상·판넬 등 시각매체 활용한 ‘메라비언의 법칙’ 전달력 끌어 올려
비언어적 요소 시각·청각 고려한 세심한 차이 악재 극복 원동력 돼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음에도 정당 지지율에서 선방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을 극대화하는 메시지 전달 방식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7일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을 상대로 우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5%, 민주당 32%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나타냈다. 알앤써치가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은 36.5%인 반면 민주당은 45.6%로 오차 범위 밖에서 우위를 보였다.

최근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돈 봉투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선방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대형 악재를 품고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우세한 배경에는 복합적 원인이 적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4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판넬을 이용해 윤석열 대통령의 '무릎' 발언 오역 논란을 지적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우선 상대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풀이된다. 태영호·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실언 논란, 윤석열 대통령의 저자세 외교에 대한 부정적 여론 및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의혹 등에 따른 반발심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최근 비명계 원내대표가 등장한 것도 긍정 요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신임 원내대표에 친이낙연계인 박광온 의원을 과반 득표로 선출했다. 이는 사법 리스크로 얼룩진 친명계 지도부에 ‘쇄신’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는 반사이익과 쇄신에 대한 기대를 극대화하는 메시지 전달 방식의 차별성 덕으로 여겨진다. 최근 양당은 모두 부정적 이슈를 마주하고 있다. 오는 총선 승패는 리스크 극복 유무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도 평가된다. 따라서 양당은 리스크 최소화는 물론 상대 실책 부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메라비언의 법칙’을 적절히 활용한 민주당이 지지율에서 우위를 가져가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메라비언의 법칙은 의사소통에 언어가 미치는 영향은 7%에 불과한 반면 시각과 청각은 각각 55%와 38%의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한정된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선 비언어적 요소인 시각과 청각이 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4월 3일부터 5월 3일까지 양당의 최고위원회를 비교 분석한 결과 메시지 전달 방식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최고위원회의는 당의 전략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소로 상대 정당의 리스크를 극대화하는 장으로도 활용된다.

국민의힘은 최근 한 달간 총 10회의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메시지 전달에 시각매체를 사용한 경우는 최고위원 5명 중 3명(60%)이었으며, 단 3회(30%)에 그쳤다. 메시지 전달을 언어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외교 자해 논란 비판에 역량을 집중했음에도 이슈 선점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시지가 언어에만 치중된 탓에 전달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의원이 준비한 방송화면을 보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반면 민주당은 같은 기간 열린 총 12회의 최고위원회 중 8회(66.7%)가 시각매체를 동반한 방식이었다. 최고위원 7인 중 5명(71.4%)이 시각매체를 활용할 만큼 비언어적 요소의 활용 빈도가 높았다.

대표적 사례로는 서영교 최고위원의 판넬이다. 서 의원은 최근 한 달간 최고위원회의에서 총 5차례 판넬을 활용해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윤 대통령의 ‘무릎 발언’ 주어 논란 지적부터, 대통령실 공천 개입 문제 질타까지 시각물로 정부여당 리스크 극대화를 이끌었다.

더불어 정청래 최고위원의 영상 활용도 주목받는다. 정 의원은 같은 기간 총 3회 영상을 활용해 윤석열 정부의 외교를 저자세 굴욕외교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시각매체를 동원해 질타한 이슈는 현재 정부여당 지지율을 발목 잡는 주요인으로 적용되고 있다.

시각매체로 메시지 전달력을 끌어올린 덕에 이슈 선점에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세심한 의사소통 전략이 민주당이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선방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파악된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했다. 2023년 5월 2일부터 5월 4일까지 3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유선전화면접 5% 및 무선전화면접 95%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BS 및 노컷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조사했다. 2023년 5월 3일부터 5월 5일까지 3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4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무선전화면접 100%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