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 전통적 큰손 보험, 연기금도 제쳐…매수세 당분간 이어질 듯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한 달 동안 4조원이 넘는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기록이자 개인들의 채권 투자 열풍이 본격화한 지난해 8월 순매수 규모(3조 3441억원)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한 달 동안 4조원이 넘는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채권은 4조5526억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래 개인 투자자들의 월별 순매수세가 4조원대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월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은행(19조5602억원), 외국인(9조1708억원), 자산운용사(8조6418억원) 다음으로 컸다. 보험(2조7948억원)이나 연기금(2조653억원)보다 많았다.

채권시장의 전통적 큰손인 보험이나 연기금도 가볍게 제친 셈이다. 금리 인상 국면 막바지에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채권시장으로 개인들의 자금이 쏠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보험 등 일부 기관은 관망세로 돌아선 채 채권 매수 시점을 미룬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가동되기 시작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의 사업장 정상화 과정에서 각종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들의 경우 4%대 은행 정기 예금상품이 사라지고 주식 시장 역시 2차전지 테마주 과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사태 등 크고작은 사건이 끊이질 않자 채권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현재 채권 금리 수준이 정점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수요를 끌어 올리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군 가운데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이 차지하는 비중(61.7%)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초장기물에 대한 쏠림 현상은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투자 수요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증권 전문가들은 개인의 채권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할 것이란 신호가 나오면서 개인들의 채권투자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낮아진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 매력, 또는 중장기적으로 (채권 가격이 오를 때 팔아 얻는)자본차익을 기대하는 개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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