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1.0GPa 이상급 전기차 강판 등 개발 현황 파악
저중량·고강도 강재 필요…연구개발 속도 가능성
새로운 E-GMP 경쟁력 위해 무게와의 전쟁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제철 사업장을 방문해 전기차용 강재 개발 현황을 점검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내 글로벌 전기차 병참기지로서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많게는 두 배까지도 무거워지는 전기차인 만큼 경량화와 동시에 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현대제철의 전기차 강재 개발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기대를 모은다. 이에 전기차 시대를 맞이한 그룹전력에 현대제철 병참 역할이 큰 영향력이 기대된다.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정의선 회장은 충남 당진 현대제철의 연구개발 공장을 방문해 약 두 시간 동안 전기차용 강재 개발 현황을 파악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정 회장은 자동차용 고급 판재 등 강판 기술을 중점적으로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무겁기 때문에 저중량·고강도 강판을 사용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기아에 전기차용 강판을 생산해 납품한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 보다 구조적인 면에서는 간단해지고 부품수도 현격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핵심부품으로 꼽히는 배터리의 무게가 현재 기술로서 감량이 어려워 이를 지탱할 수 있는 안전한 설계가 필요하다. 

현재 현대차그룹에서는 E-GMP를 통해 완성차 업계 최고의 효율적인 플랫폼으로 꼽히며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설계를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 때 필요한 감량이다. 한정된 에너지원 배터리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감량이 절실하다. 

이에 필요한 것이 전기차의 기본을 이루는 차대에 최적화된 소재다. 플랫폼의 감량과 함께 안전성도 보장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역시 지난 100여 년간 꾸준히 경량화를 위해 노력해 왔고 현재 완성형에 가까운 모델들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전기차의 역사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로 전용 플랫폼이으로 불류하기 힘든 모델들이 태반이다. 그만큼 더 많은 발전가능성이 존재하고 이를 위해 완성차 업계와 부품사, 계열사들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산업환경 속에서 현대제철의 역할이 막중하다. 

   
▲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새로운 배터리 시스템이 개발되지 않은 한 정해진 부품무게는 기본적인 것을 제외하고 골격에서 줄이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정 회장 역시 현대제철을 방문해 앞으로 활용될 새로운 소재에 생산을 점검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 전기로를 활용해 1.0GPa(기가파스칼·100kg 하중 견디는 강도)이상 급 고급 판재 '핫스탬핑강' 시험 생산과 부품 제작에 성공한 바 있다. 

전기로를 활용해 자동차용 강재를 생산한 사례는 있지만 1.0GPa 이상의 고강도 제품을 생산한 것은 현대제철이 세계 최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에서 새롭게 선보일 2세대 E-GMP와 고성능 버전의 E-GMP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의 고급브랜드인 내연기관 기반 전기차인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 신형모델과 신형 G90, 기아 스포츠유티리티차량(SUV) 전기차 EV9에 신규 강종을 공급하고 있다.

한편, 현대제철은 올해 550만 톤의 자동차 강판 판매 계획을 내놨다. 이중 약 440만 톤이 현대차·기아에 공급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의 내구성을 결정짓는 것은 설계의 중요성도 있겠지만 소재의 강성역시 중요한 덕목이다"며 "경량화가 효율성과 운동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갈수록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의 중요성은 높아질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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