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선수금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 추가 공급 등 조선업계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울산 조선산업 현장을 방문한 후 현대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조선업계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이창양 산업통상부 장관과 10일 오후 울산광역시 동구 현대중공업 현장을 둘러본 후 RG 등 금융 지원 확대를 위한 추가 대책과 금융·인력 등 업계 현안·애로사항 청취하고,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최근 국내 조선산업의 수주 확대 등 조선업계 반등 국면을 맞아 금융위와 RG 발급 은행들은 대형조선사(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들에 대한 RG 발급 한도를 조정하는 등 추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RG 발급 기관들은 수주 예상량에 따라 RG 발급 한도를 미리 설정해두는데 이러한 한도가 소진될 경우에도 향후 수주 전망 수정치 등을 감안해 추가 신규 한도를 설정해주겠다는 것이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경우 발주처에서 이미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된다.

김 위원장은 “RG 발급이 늦어져 선박 수주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은행들이 대형조선사에 대해 RG 발급을 적시에 진행해 수출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무역보험공사가 복보증(2차보증)을 지원하는 요건이 ‘전체 분담 한도 85% 소진’에서 ‘개별 금융 회사 분담 한도 70% 소진’으로 완화됨에 따라 은행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조선사를 지원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또 “은행들은 추후 수주 증가로 RG 발급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은행들이 수주 전망 등을 감안해 추가로 신규 RG 발급 한도를 선정함으로써 수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G를 발급할 수 있는 회사도 늘린다. 서울보증보험은 약 1조6000억원, 대구은행은 1억달러 규모(잔액 기준·현대증공업 계열 한정)로 RG를 신규 취급하기로 했다.

중형조선사(HJ중공업과 케이조선, 대한조선, 대선조선 등) 등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그간 중형사에 대해서는 재무 상황이나 구조조정 등을 감안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위주로 RG를 발급해왔다. 그러나 추후 수주량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시중은행 동참이 필요한 상황으로 기존에는 RG를 발급하지 않았던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도 조선사가 수출 및 고용효과를 고려해 지역 중형조선사에 대해 RG 발급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은행들이 중형 조선사의 재무상황 및 저가 수주에 대한 우려를 일부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중형 조선사들이 은행 대상 기업설명(IR)을 열기로 했다.

아울러 무역보험공사는 지난 4월 중형 조선사 RG에 대한 보증 비율을 70%에서 85%로 확대한 데 이어 총 지원 규모를 현재 12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한다.

금융회사 보호 장치도 마련된다. 일부 은행의 경우 내부 설정 개별기업 여신 한도가 소진됐거나 가까운 시일 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조선업계 수주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총여신 한도를 초과하는 RG 발급 특별승인 건에 대해서는 면책 등을 부여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조선업은 우리 경제와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인 만큼 그간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왔다”며 “오늘 발표한 대책이 실제 잘 작동돼 조선사에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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