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택배사업 차질로 골머리... “시장상황 예의주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농협중앙회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던 택배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전긍긍이다.

   
▲ 농협중앙회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려 했던 택배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연합뉴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택배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농협이 택배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측해왔지만, 인수대상을 찾지 못하면서 농협의 택배사업이 장기 표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택배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택배업체를 인수 합병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재 시장상황으로는 이마저도 어려워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쉽사리 택배사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는 공영홈쇼핑 출범과 맞물려 농협의 택배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왔다. 농협은 제7홈쇼핑 사업자로 선정된 공영홈쇼핑의 45%지분을 가진 주요주주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영홈쇼핑이 출범하면 현재 농협이 추진하는 택배 사업과도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농산물은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데 우체국 택배가 주5일 근무로 토요일에 운영이 되지 않다 보니 농산물 전용 택배사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농협이 택배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으면서 내달 1일부터 개국하는 공영홈쇼핑에서 농산물 판매과 배송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일시 정지상태다. 

농협은 이미 지난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택배시장 진입에  번번이 실패하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택배사업 진출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농협이 택배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명분은 ‘농민의 편의와 이익증진’이다. 농수산물 배송의 생명은 신선도 유지인데, 주요 배송업무를 담당했던 우체국 택배가 주말 배송을 중단함으로써 생긴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주5일 근무체제에 돌입하면서 주말배송을 중단했다.

여기에 공기업과 준공기업간에 알력도 일정부분 작용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추측이다. 전국적인 유통망과 대자본을 가지고 있는 농협이 우체국에 굳이 ‘손을 빌리지 않고’도 배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택배진출과 관련해서 더이상 진전된 사안은 없다”며 “다만, 현재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