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 도로 앱 '무용지물'

[미디어펜=이승혜 기자] ‘카카오택시’ 보급화에 성공한 다음카카오가 ‘카카오리무진’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정작 소비자들은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카카오택시’ 보급화에 성공한 다음카카오가 ‘카카오리무진’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정작 소비자들은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다음카카오
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택시 누적 이용자는 석달 사이 300만건을 돌파했다.

카카오택시 가입 기사도 9만명을 돌파해 전체 택시 28만명의 약 30%, 개인택시 16만명의 50%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카카오택시 앱 다운로드 수는 200만건에 달하고 택시 호출은 일 평균 10만건을 육박한다.

카카오택시의 순항에 힘입어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의 고급 버전인 카카오리무진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와 연계해 조만간 상용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리무진은 카카오택시 앱으로 예약·호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간편결제 시스템인 ‘카카오페이’로 결제를 가능하다. 다음카카오는 고급화 서비스로 차별화를 강조했다.

국토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법제처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급택시의 배기량 기준을 3000㏄ 이상에서 2800㏄ 이상으로 완화해 기준을 낮췄다. 기준이 통과되면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현대 에쿠스·제네시스, 기아 K9·K7 등이 포함돼 고급택시 출범이 가시화된다.

고급택시는 일반 택시처럼 등과 같은 택시를 나타내는 표시가 없고 미터기와 카드결제기 의무 설치도 면제된다.

이는 주로 접대나 외국 귀빈 의전 등에 사용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정부가 다음카카오와 손잡게 된 배경이다. 다음카카오의 간편결제 시스템과 앱을 통한 예약·호출 서비스와 정부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고급택시가 어떤 식으로 모습을 드러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그러나 정작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일부 소비자들은 카카오리무진의 출시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카카오택시가 내건 강점은 신속·안심·저렴으로 승객 위치 기반 설정은 주변에 가장 가까운 택시를 즉시 연결해 주고 기사 정보도 즉각 제공해 늦은 귀가길 20~30대 여성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콜택시 수수료가 없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나 혼잡한 도로의 경우 사정이 달라진다. 위치 기반 설정으로 최대한 가까운 기사를 설정해도 ‘기사가 몇 분 뒤 도착한다’는 안내글과 달리 승객 입장에서 무기한 택시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사람이 많이 몰리거나 교통이 복잡한 곳에서 카카오택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평소 카카오택시를 애용하는 김모씨(30)는 “강남역이나 홍대역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사실상 택시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며 “고급화된 택시보다는 서비스 개선에 힘써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리무진 출범에 대해 확정된 사항이 아무것도 없다”며 “준비 중인 것은 맞으나 아직 말을 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