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해상플랫폼 2기 '수주'… 1조1786억원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올해 첫 해양플랜트 발주가 시작됐다. 그 시작을 삼성중공업이 포문을 열었다.

1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노르웨이 스타토일(Statoil)사로부터 해상플랫폼 2기를 1조1786억원에 수주했다.

업계에 따르면 총 4기의 구조물 중 2기는 노르웨이 업체에 배정됐고 나머지 2기를 두고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경쟁을 벌인 결과 삼성중공업에게 돌아갔다.

   
▲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30일 노르웨이 스타토일(Statoil)사로부터 해상플랫폼 2기를 1조1786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중공업 홈페이지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플랫폼 2기는 노르웨이 스타방가(Stavanger)시 서쪽 140km 해상에 위치한 요한 스베드럽(Johan Svedrup) 유전에 투입되는 해양 생산설비다. 납기는 2018년 말까지다.

이 플랫폼들은 원유를 정제·생산하는 프로세스(Process) 플랫폼과 유정(油井)에서 채굴한 원유를 프로세스 플랫폼까지 이송하는 라이저(Riser)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설비 중량은 프로세스 플랫폼이 약 2만5000톤, 라이저 플랫폼은 약 2만1000톤에 달한다.

이 설비가 투입되는 요한 스베드럽 유전은 추정 매장량이 17억에서 30억 배럴에 달하는 초대형 광구다. 향후 노르웨이 석유생산량의 최대 25%를 담당하게 될 핵심 유전으로 꼽힌다.

최근 유가는 원유생산량 증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올해 초 4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최근 60달러 선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추가 상승은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전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해양플랜트 발주로 하반기 해양플랜트 물꼬가 트일 것이라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발주사가 60~70달러를 기준점으로 개발과 투자를 결정한다”며 “스타토일 측이 앞으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 예상하고 발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 발주될 가능성이 있는 해양플랜트의 총 규모는 185억에서 205억 달러다. 대부분 입찰에 조선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참여해 수주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태국 Ubon, 모잠비크 Area4, 호주 Browse 등의 연내 발주 가능성을 특히 높게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삼성중공업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은 “저유가 환경에 해양플랜트 발주가 나온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지만 조선소들이 보유한 수주잔고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쇼크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2분기 실적에 해양플랜트 손실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