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정상 국회 연설 6년 만...캐나다 총리 한국 방문, 9년만
트뤼도, 한국-캐나다와 관계 및 기후위기·북한 인권 등 언급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7일, 대한민국 국회를 찾아 양국 간 경제·사회·문화·안보 협력을 강조했다. 이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희망의 등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과 협력해 북한 인권 문제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연설에서 "양국은 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긴밀히 얽혀 있고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과 내가 우리 관계를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으로 향상시키기로 합의한 이유"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는 단순한 친구로 더 이상 충분하지 않고 가장 절친한 친구가 돼야 한다"라며 "캐나다는 한국과 같은 우방들과 파트너십을 핵심 부문부터 첨단기술 혁신, 청정에너지 솔루션까지 모든 분야에서 강화할 준비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 5월 17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국, 원자력 에어지 리더"...원자력·기후변화 협력 강조

트뤼도 총리는 양국간의 원자력 에너지 분야와 기후변화 정책 부분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원자력 에너지의 리더이고 우리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이 에너지원에 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캐나다와 한국은 원자력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했고 넷제로(Net-Zero·탄소중립) 세상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가스공사가 캐나다 LNG 사업의 합작 투자자로 참여하는데 이는 러시아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석탄 사용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건설하는 방법이고 캐나다는 한국 등 우방과 함께 핵심 광물부터 청정 에너지 솔루션까지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는 실질적이고 무서운 영향을 우리 삶에 미치고 있다. 유럽에 전쟁이 돌아왔고,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 적대 국가들이 우리의 경제 상호 의존성을 자신들의 지정학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기후정책이 경제정책이고, 경제정책이 안보정책이고, 안보정책이 곧 사회정책"이라며 "시민들은 우리가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긴급히 행동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 이 중대한 시기에 우리는 이런 해결책을 가장 친한 친구로서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5월 17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캐나다는 파트너들과 협력해 석탄에서 청정에너지로의 글로벌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라며 "영국과 함께 탈석탄동맹을 출범 시켰다. 정부·비즈니스·기관간 연대를 통해 청정 성장과 환경 보호를 가속화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것이 바로, 오늘 오후 내가 윤 대통령과 만나는 몇 시간 동안에 핵심논의주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청정경제를 건설함에 있어서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그 혜택을 입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민주주의, 희망 등불...북한 인권 개선 위해 노력"

트뤼도 총리는 또 "한국의 민주주의는 희망의 등불"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탄력적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국인의 피와 희생으로 힘들게 얻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일은 바로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라며 "43년 전에 시위자, 학생, 근로자 그리고 시민들은 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여망을 표현했다. 이것은 굉장히 기나긴 투쟁이었으나 결국 자유는 승리했다. 이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 5월 17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또한 한국과 협력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캐나다와 한국이 (북한 인권 개선을) 선도해야 한다"라며 "한국과 협력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트뤼도 총리는 "한국이 비핵화,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지지한다"라며 "북한이 대화와 외교의 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안보 분야 협력에 대해서는 "우리는 지속적으로 평화·인권,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수호해야 한다. 인도태평양 및 북태평양의 안정은 글로벌 안정에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외국 정상이 우리 국회를 찾아 연설하는 것은 2017년 11월8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이후 6년 만이다. 캐나다 정상으로서는 9년 만의 한국 방문이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후 3시30분께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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