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야 재고 증가 계속…생산량 조절 효과 아직
가전 분야 재고는 안정적…공장 가동률 낮춘 덕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전자 업계의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는 재고 소진을 위한 생산량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52조1878억 원)보다 4.3%(2조2317억 원) 증가한 54조41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47조5907억 원) 보다 14.3% 증가한 수치다.

   
▲ 전자 업계의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는 재고 소진을 위한 생산량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재고 수준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3분기(57조3198억 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재고 소진이 더딘 상태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재고는 지난해 말 29조576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31조9481억 원으로 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 물량이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지난해 말 4.1회에서 1분기 말 3.5회로 낮아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매출원가를 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보유한 재고자산을 판매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 역시 재고 자산이 늘었다. SK하이닉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17조1822억 원으로 지난해 말(15조6647억 원)보다 9.7% 증가했고, 1년 전(10조3926억 원)과 비교하면 65.3%나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율 역시 같은 기간 2.4회에서 1.6회로 낮아졌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감산을 선언하며 재고 조절에 나서고 있다.

반면 가전 분야에서는 재고가 안정화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의 경우 1분기 재고자산이 19조82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3% 감소했다.

디스플레이(SDC) 부문 재고자산도 2조1조661억 원에서 1조7014억 원으로 21.5% 감소했다.

가전 업계의 양대 산맥인 LG전자 역시 경우 재고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1분기 재고자산은 9조83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2143억 원) 대비 3.7% 줄었다.

이는 지난해 말(9조3888억 원)과 비교했을 때 4.7% 늘어난 수준이지만 1분기에 신제품을 출시한 것 등을 감안하면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가전과 TV 모두 재고가 감소했다. 1분기 재고자산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3조7926억 원,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가 1조35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1%, 23% 줄었다.

이는 앞서 양사가 재고 개선을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췄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DX 부문 영상기기의 1분기 가동률은 77.1%로 지난해 같은 기간(84.3%) 보다 7.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모바일 기기(HPP)의 가동률은 81%에서 65.2%로 15.8%포인트 줄었다.

LG전자도 H&A사업본부의 1분기 평균 가동률은 냉장고가 111.8%, 세탁기가 90.1%, 에어컨이 120.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6.5%, 98.6%, 129%)과 비교해 8~15%포인트 가량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HE사업본부의 가동률은 87.8%에서 75.3%로 12.5%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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