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 일평균 반대매매 522억원…거래대금 '급감'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달 들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지난 달 대비 30% 넘게 감소한 가운데 공매도 규모는 불어나고, 증시 미수금 잔고가 급증하면서 반대매매 역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속출하고 있다. SG증권발 매물폭탄 사태를 비롯한 여러 구설수로 투자심리 ‘최악’의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달 들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지난 달 대비 30% 넘게 감소한 가운데 반대매매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속출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 투자심리가 악화되는 추세다. 불안감이 악화되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우선 증시 미수금 잔고가 급증하면서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반대매매란 투자금을 빌려서 매수한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이 강제로 청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이달 들어 불과 8거래일 동안 일평균 522억원이 넘는 반대매매가 있었다. 올해 들어 일평균 반대매매는 4월 176억원, 3월 234억원, 2월 119억원, 1월 127억원 규모였는데 불과 8거래일 만에 1~4월 전체 규모에 육박하는 반대매매가 있었던 셈이다.

반면 거래대금은 급감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의하면 이달 들어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1920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4월 26조4050억원에 비해 31.1% 급감한 수준이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900억원으로 4월 12조5905억원 대비 27.8% 감소했다. 코스닥도 일평균 거래대금이 4월 13조8145억원을 기록했다가 이달 들어 무려 34% 줄어든 9조1020억원을 기록 중이다.

거래대금은 줄었는데 공매도는 늘고 있다.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928억원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가 있었던 2020년(4541억원)이나 2022년(5841억원) 규모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그나마 17일인 이날 오후까지 코스피 지수가 약 0.7%, 코스닥이 약 2% 오르며 강한 반등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것이 대세 반등의 시작인지는 불분명하다. 아직까지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지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한국SG증권발(發) 매물폭탄 사태는 안 그래도 나빠진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킨 스캔들로 비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국민의힘은 지난 9일 비공개 당정 협의회에서 최근 10년간 거래에 대해 전수조사를 펼치는 내용의 시장 감시 시스템 개편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태와 유사한 방식의 불공정거래 사례를 과거에서 찾아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한 번 훼손된 투자심리가 당장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코스닥 지수가 강하게 반등했던 모멘텀 가운데 하나가 개인들의 수급이었는데 최근 그 부분이 정리되는 과정”이라면서 “하루 이틀짜리 반등이 아닌 근본적인 상승세가 도래하기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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