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무위,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민주 "검사 사직 후 50억 수임...전관예우로 돈 쓸어 담아"...박민식 "송구
총선 출마 여부엔 "생각 겨를 없어"...민주 "가능성 1% 있으면 사퇴해야"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2일 열린 가운데, 변호사 시절 전관 예우 및 국회의원·변호사 겸직 의혹 등이 검증대에 올랐다. 또한 박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를 놓고도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박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박 후보자의 전관예우 문제 등을 집중 추궁하며 송곳 검증을 벌였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006년 검사를 사직한 후보자가 개인 법률사무소를 열어서 국회의원 출마까지 1년 4개월의 짧은 기간에 50억원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수임하고 관련 소득세 7억4000만원을 납부했다"라며 "엄청난 전관예우로 돈을 쓸어 담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5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박 의원은 "빼도박도 못할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불법행위"라며 "이 불법행위는 단순 행정착오가 아니라 전관예우를 통한 경제적 이득을 놓치지 않으려는 후보자의 욕심과 부도덕한 공인의식이 빚어낸 지능적이고 의도적인 탈법 편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적한 불법행위를 책임지려면 장관 후보자직을 사퇴하는 것이 맞다"라며 "전관예우 비판이 억울하다면 국세청 관련 자료를 다 제출하라. 자료제출은 막고 있으면서 보훈부 장관 자리는 움켜지려 해서는 안된다"라고 몰아붙였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도 "2006년 검사를 사직할 때 건강상, 경제상 이유로 사직했다. 2008년에 국회의원 당선되고 나서 (재산) 신고내역을 보니까 25억8000만원이다. 만 1년도 안 됐는데 이렇게 재산이 늘었다"라며 "서울중앙지검 바로 옆에 서초동에 개업하셨는데 전형적인 전관예우"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이런 부분들은 국민 눈높이에서, 여러 가지로 의원님 지적이 저는 맞는다고 본다"라며 "그런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박 의원은 또 "2008년 국회의원 되시니까 후배들을 모아서 법무법인 '하늘'이라는 것을 만든다"라며 "국회법과 변호사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전관예우의 잘못된 특혜를 계속 누리겠다는 태도로 보인다. 그 증거가 바로 대법원 판결문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16건이 넘는 후보자의 (변호사) 선임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5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박 후보자는 "16~17년 전인데 그 당시에 국회의원의 변호사 겸직 규정은 지금과는 달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2008년 9월 1일 자로 법사위에 변호사 휴직 신청을 확실하게 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2대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를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내년 총선 출마하시냐"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정치적인 것은 제가 생각해 볼 그동안의 겨를이 없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의원이 거듭 "내년 총선을 얼마 앞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 출마 여부를 단호하게 자기 입장을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것은 출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지금 대한민국 보훈처가 보훈부로 막 승격이 되는 마당에서 그런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 저는 아직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럴 겨를이 없다"라고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윤 의원은 "아직 생각이 없다, 그럼 출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라며 "저는 혹여라도 출마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후보자 지명을 본인이 스스로 거부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압박했다.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5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주당 소속 백혜련 위원장도 "초대 보훈부 장관이 보훈부 장관 자리를 총선을 위해 거쳐 가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후보자께서 윤 의원 질의에 명확한 답변을 하시지 않고 있다.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도 "총선 후보 나올 것이냐 안 나올 것이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변을 해야 한다"라며 "(박 후보자가) 오늘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내년 총선 출마하기 위해서 다리 하나 맡은 것으로 읽혀진다. 장관을 출세의 도구로 쓰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야당의 의혹 제기에 맞서 박 후보자를 엄호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총선 출마 같은 경우에도 우리 당에서 각 분야의 우수한 인재가 있으면 찾아가서 출마시키고 하는 건데 지금 장관직이니까 열심히 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