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세 반년 넘게 감소세…"전기차 수요 회복 시간 걸릴 것"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폭등했던 중고차값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5월 국산차의 평균 시세는 강보합세를 보였고, 수입차는 가격 상승이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전기차 시세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세 하락은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전기차 판매 활성화를 위해 충분한 충전 인프라를 확보하고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승했던 중고차 가격이 올해 초부터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다만 국내 중고 전기차 시세는 반년 넘게 감소하고 있다.

엔카닷컴이 국내 완성차 브랜드와 수입차 브랜드의 2020년식 주행 거리 6만㎞ 기준 인기 차종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월 평균 시세는 전달 대비 0.42% 상승했다. 국산차의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70% 소폭 상승해 강보합세를 보였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5월은 연휴, 신차 프로모션 등 시기적 특성상 중고차 구매가 다소 줄어드는 때임에도 불구하고 성수기를 지나며 위축됐던 중고차 구매 심리가 살아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달 들어 중고차 가격이 더 안정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중고차 구매를 계획했던 소비자는 이달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 사진=케이카


중고 전기차 시세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성능 문제 등으로 수요가 줄어든 원인으로 분석된다. K Car(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 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 평균 시세가 6개월째 하락세다. 

5월 주요 모델별 시세를 살펴보면 현대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전월 대비 6.9% 하락했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은 6.3% 내렸고, 기아 디 올 뉴 니로 EV는 -4.6%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산은 물론 수입 브랜드인 폴스타2(-3.4%), 테슬라 모델S(-3.0%)도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전기차는 2020년 말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신차 출고 지연으로 중고 전기차 값이 신차 실구매가를 넘어서는 기현상을 보일 만큼 시세가 불안정하게 움직였다. 2022년 초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중고 전기차 시세가 안정을 찾았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성능 이슈, 신차 가격 이슈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판매가 부진해져 지난해 말부터 시세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초기 물품은 주행거리 자체가 길지 않다"며 "전기차는 2~3년 간격으로 기술개발이 많이 되기 때문에 주행거리 등의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주행가능 거리가 늘어난 신차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주행가능 거리가 낮은 초기 물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중고 전기차 수출이 주춤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민구 케이카 PM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고차 수출 물량은 자동차 운반선보다는 컨테이너선에 주로 선적되는데 최근에 안전성을 위해 배터리를 분리하거나 방전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며 "이런 논의 과정에서 저가의 전기차 초기 모델 수출이 주춤하면서 시장의 유통 물량은 늘었지만 판매가 늘지 못해 시세도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화재 등의 이슈가 따르는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에 대한 선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첫차가 최근 5년 내 출시된 주행거리 10만㎞ 이하 차량 중고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월 전기차 중고 시세는 대체로 하락한 반면 하이브리드카는 강보합세(0.2%)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든 중고차든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충전 인프라를 갖추고, 배터리 안전성 문제 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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