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은행 '생태계 구축' 돌입…신뢰 구축 '우려' 시선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토큰증권발행(STO) 시장 개설과 상품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물론 은행들의 발걸음까지 바빠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한국SG증권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나 세칭 ‘김남국 코인 게이트’,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등으로 일련의 신(新)개념 투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 토큰증권발행(STO) 시장 개설과 상품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물론 은행들의 발걸음까지 바빠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투자업계와 은행권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STO 시장 개설을 준비하는 금융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토큰증권’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STO란 실물‧금융자산의 지분을 잘게 쪼개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을 지칭한다. 

이른바 ‘조각투자’라고도 불리는 방식으로, 기존에 거래하던 재화 외에 저작권‧미술품‧소고기 등을 쪼개서 거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연구에서 토크증권 시가총액을 내년 34조원, 2026년 100조원, 2030년에는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을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하고 법제화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나온 상태이며, 내달 말까지 법제화를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시장조성 시점은 내년 말로 예정돼 있지만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관련 서비스가 출시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일본, 유럽,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회사와 STO 시장 공조체제 구축을 진행 중이라고 지난 24일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법인을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이미 국내 기업들과는 토큰증권 협의체 '넥스트파이낸스이니셔티브(NFI)'를 결성했고, SK텔레콤 등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함께 STO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한 상태다. NH투자증권 또한 토큰증권 관련 협력업체를 최근 8개에서 12개로 확대했다. 새로 추가된 업체에는 NH농협은행, 케이뱅크 등 은행은 물론 조각투자 사업자인 펀블(부동산)과 아이디어허브(디지털 특허) 등이 포함됐다. 

KB증권 역시 최근 협력업체로 STO 플랫폼인 위밋파트너스를 추가했고, 하나증권은 한국 금거래소의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아이티센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신한증권은 증권사 중에서 가장 빠르게 ‘STO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은행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최근 NH농협은행·SH수협은행·전북은행 등은 ‘STO 컨소시엄’을 결성해 관련 업체들과 공동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다. 여기엔 조각투자 기업인 서울옥션블루·테사·갤럭시아머니트리·스탁키퍼·서울거래 등이 참여한다.

엄청나게 활발한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STO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한동안 뜨거운 화제였던 대체불가토큰(NFT) 이슈가 STO로 확대 재생산된 모습이나,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는 의견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에선 (STO 시장에 대해) 코인시장에서 불었던 신드롬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블록체인‧NFT 같은 키워드가 그렇듯 워낙 트렌드를 빠르게 타는 분야고, 최근 불거진 이슈에서 보듯 시장 활성화가 기대처럼 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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