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접목한 서비스 '눈길'…일각에선 불편 호소하기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에 나서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는 와중에 개인투자자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총력전이 함께 펼쳐지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선 너무 과한 업데이트가 오히려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에 나서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MTS ‘전면 개편’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길게 보면 이 흐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시 랠리가 일면서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됐던 시기부터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성지’라 할 수 있는 키움증권의 아성을 흔들기 위한 여러 증권사들의 각축전이 ‘MTS 전쟁’으로 확전되는 추세다.

특히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AI가 주식을 분석해 주는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이 부분을 접목한 업데이트가 눈에 띄게 늘었다. NH투자증권이 운영하는 나무증권에서 ‘NH데이터’ 메뉴를 활용하면 각 종목별 손실‧수익투자자비율, 소위 말하는 ‘무릎’과 ‘어깨’ 수준의 가격대를 알 수 있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런 화면들이 인터넷에서 공유되며 소위 말하는 ‘밈주식’이 탄생하는 경로가 형성되기도 한다.

어플 내부의 화면배치나 UI·UX(사용자 환경·경험) 등은 계속 해서 직관적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용하는 용어도 ‘매수‧매도’ 대신 ‘구입‧판매’를 사용(토스증권)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

이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신한알파 3.0’을 출시했다. 이번 개편에서 신한알파는 보유종목뿐 아니라 관심종목, 매매 진행 중인 금융상품에 대한 주요 정보(담보, 유상증자, 배당 등)을 정리해 알람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탑재했다. 신한알파 역시 투자자 통계를 제공해 특정종목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과 보유수량, 매수단가, 관심도, 함께 매수한 종목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6일 신규 MTS ‘내일’을 내놨다. 홈 화면 개인화, 복수계좌 개설기능 등이 눈에 띈다. ‘AI투자정보’를 통해서는 종목 관련 속보, 이슈, 공시 등 요약 정보 및 특허 기반 분석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일 새 MTS ‘iM하이’를 공개하면서 4년 만에 MTS 전면 리뉴얼에 나섰다. ‘차트주문’ 메뉴를 통해 국내 및 해외주식, 선물옵션의 차트분석과 함께 매매 주문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구현했고, ‘간편모드’를 도입해 투자 초보자의 접근성을 높인 점이 돋보인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아예 이전 MTS 서비스를 종료하고 신형 MTS 체제로 전면 전환했다. 새 MTS는 주식 투자 패턴을 바탕으로 14개 투자 유형을 분석해주는 ‘투자 MBTI’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화제가 됐다. 국내 유통 제품의 바코드를 촬영하면 해당 제품과 관련된 상장기업의 정보와 관련 카테고리를 검색해 투자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모든 변화가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신규고객을 잡기 위한 업데이트가 되려 기존 고객의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주식 커뮤니티나 어플 리뷰 게시판 등에서는 이런 불만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MTS 업데이트를 실시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AI 메뉴 같은 것은 최근 들어 새롭게 구현이 가능해진 서비스라 회사들의 관심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교집합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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