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이자이익 늘었지만 충당금 적립에 발목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2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출범 직후인 지난해 1분기에 견줘 적자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 셈이다. 

   
▲ 토스뱅크는 올 1분기 2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사진=토스뱅크 제공


대출 성장세에 힘입어 순이자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비이자이익도 역대 최대를 거둔 덕분이라는 평가다. 다만 재무건전성을 유지·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나서면서 순손실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수익성지표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 수는 지난해 1분기 251만명에서 올해 1분기 607만명으로 1년 새 141.8% 폭증했고, 이달 말 현재 660만명까지 늘었다.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1분기 28억 7000만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112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같은 기간 -0.21%에서 1.76%로 1.97%포인트(p) 상승했다.

순이자이익이 대폭 늘어난 건 대출 성장세가 예금 성장세를 압도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토뱅의 예금잔액은 지난해 1분기 21조원에서 올해 1분기 22조원으로 1조원 증가했는데, 대출잔액은 2조 6000억원에서 9조 3000억원으로 257.7% 폭증했다.

비이자수익도 같은 기간 24억원에서 125억원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타 금융사 상품을 소개해주는 '목돈 굴리기' 서비스와 결제할 때마다 캐시백을 제공하는 '토스뱅크 체크카드' 등이 흥행하면서 비이자수익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토뱅은 영업환경 개선에 힘입어 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에 나서면서 올해 1분기에도 순손실에 머물렀다. 토뱅이 올해 1분기 추가 적립한 충당금은 77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45억원 대비 527억원 늘었다. 충당금적립전이익은 49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01억원 손실 대비 893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69%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에만 76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추가 전입해 총 2600억원대의 충당금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인터넷은행권 중 가장 많다. 

아울러 총대출 대비 커버리지 비율(전체 대출잔액 대비 대손충당금 잔액 비중)은 2.8%로 지난해 말 4대 시중은행 평균인 0.49% 대비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 인터넷은행은 1%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뱅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은 연체율 상승 등에 맞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토뱅의 1분기 연체율은 1.32%로 지난해 1분기 0.04% 대비 1.28%포인트(p) 급등했다. 

더욱이 △압도적으로 높은 중저신용자 비중(1분기 42.06%) △신용대출 상품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 △부실채권에 대한 본격적인 매상각을 시행하지 않은 점 등이 연체율에 악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다만 토뱅이 은행권 최고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유지하고 있고, 추후 전월세자금대출 등 상대적으로 부실률이 낮은 담보 및 보증서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지표가 안정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부실채권에 대한 정기적인 매상각을 진행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분기 주요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753.6%로 200% 내외인 은행권 평균 대비 3.6배 이상을 확보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1.35%에서 1.41%p 상승한 12.76%를 달성했다.

토뱅 관계자는 "안정적인 예대사업 구조 확보 및 비이자수익 증대로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실현되고 있다"며 "탄탄한 유동성과 손실흡수능력을 기반으로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하되, 전월세자금대출 및 공동대출 등 여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신뢰 받는 제1금융권 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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