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확보할 자료·日과 질의응답 통해 설비별·분야별 확인 진행”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방출 계획을 시찰하고 돌아온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31일 현장 시찰 활동 내용을 보고하는 브리핑을 열고 “과학·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으나 보다 정밀한 판단을 위해 추가적인 분석·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찰 결과와 함께 앞으로 향후 확보해야 할 자료 그리고 일본 측과의 계속적인 질의·응답을 통해서 설비별, 분야별로 분석·확인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일본의 계획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지난 5박6일간 시찰단 활동 내용을 설명했다. 시찰단은 이번에 오염수의 여러 핵종을 제거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설비, 측정 확인용 설비인 K-4 탱크군, 삼중수소의 희석 설비, 바닷물로 방출시키는 방출 설비를 직접 확인했다. 또 이와 관련해 우리측의 추가 분석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일본측에 요구했다. 이 밖에 각종 설비를 종합적으로 제어하고 감시하는 중앙감시제어실, 오염수의 시료를 채취하고 측정치를 분석하는 화학분석동, 방사선 영향평가도 점검했다.

유 위원장은 “알프스 시설에서 저희가 중점적으로 확인한 부분은 ‘방사성 핵종을 제대로 제거할 수 있는 성능인지, 장기간 안전한 운전이 이뤄질지 부분이었다”며 “방사성 핵종의 제거성능 평가를 위해서 알프스를 거치기 전후 오염수 농도를 비교할 수 있는 원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3일 오후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 시찰을 마치고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도쿄전력 폐로자료관에 돌아와 취재진에 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2023.5.23./사진=연합뉴스

이어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는 주 설비인 흡착제의 교체 주기를 확인했으며, 알프스 운영 중 고장에 대한 조치 사항에 대한 자료도 확보했다”며 “이 자료에 대해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시료를 채취해서 진행 중인 검증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분석 결과까지 참고해서 종합적으로 알프스의 핵종 제거 능력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유 국장은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 저장하는 K-4 탱크군과 관련해 이 탱크에서 시료를 채취해서 해양 방출 여부를 결정하므로 저장된 시료의 균질성 부분을 집중 검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4 탱크군에 대해 균질화와 관련된 부분을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 설비도 장기간 가동되어야 하므로 그 부분도 추가로 확인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염수의 이송 및 희석, 방출 설비에 대해선 이상상황 발생 시 해양 방출을 차단할 수 있는지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점검했다고 한다.

유 위원장은 “긴급차단밸브 설치 여부와 위치, 상태를 확인했다”며 “차단밸브는 구동 방식이 다른 총 4대가 설치돼 있었다. 차발밸브 1은 모터 형식이었고, 차단밸브 2는 공기로 구동되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긴급차단밸브가 또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으므로 기능 상실에 따른 대책으로 수동으로 현장에서 밸브를 잠글 수 있는 수동차단밸브가 추가로 설치돼있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했다”며 “또한 구동력을 상실해서 긴급차단밸브가 작동되기 어려울 경우 자동으로 닫힐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도 확인했다. 아울러 방사선 감시기 2대도 현장에 설치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송 설비에 대해선 현재 일본의 규제기관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측은 추후 이 검사 결과를 넘겨받아서 성능의 적합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본측은 아직까지 방사선 감시기의 설정치에 대해 확정하지 않았으며, 이 부분이 확정되는 대로 우리가 넘겨받아 적절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 한국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전문가 시찰단이 지난 24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현장시찰을 하고 있다. 2023.5.26./사진=일본 도쿄전력 제공

이 밖에 일본은 오염수 방출을 시작하면 해수배관 헤더와 상류수조 사이에서 매일 시료를 채취해서 분석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이번에 시찰단이 확인했다. 중앙감시제어실의 경우 무정전 전원설비가 설치돼있었다고 한다. 화학분석동에선 총 38대의 분석 장비의 현장 시연을 통해 시료의 데이터 처리 절차를 확인했다고 유 단장은 설명했다.

방사선 영향평가에 대해선 IAEA의 기준을 적용했고,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제시하는 참조 해양 동식물을 기준으로 해서 어종을 선정한 것을 확인했다.

유 위원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최인접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과학·기술적인 관점에서 일본의 방류 계획이 적정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주요 설비의 성능과 적정성, 장기 운전 가능성 등 종합적인 평가를 위해선 추가적인 정밀분석과 확인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30년 이상 갈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검토할 생각”이라고 강조했으며, 시료 채취와 관련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방출을 하려고 준비 중인 시료이다. 그 시료의 농도 분석치를 확인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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