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도 가세…중국, 남미·아프리카 리튬 광산 20개 지분 확보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전기차 업계가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리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리튬 등 배터리 원자재의 원산지가 중요해지면서 안정적인 수급처 확보에 나선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중심 사업 재편 의지를 드러낸 포드는 최근 세계 1·2위 리튬 업체인 미국 앨버말과 칠레 SQM과 리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앨버말은 포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오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포드에 배터리 등급의 수산화리튬 10만 미터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300만 개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포드는 이밖에 캐나다 네마스카리튬 등 광산기업과도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공급망을 강화했다.

   
▲ 수산화리튬 모습./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인사이드' 캡처


제너럴모터스(GM)는 올 초 캐나다 리튬광산 업체인 리튬 아메리카스에 6억5000만 달러(약 8600억 원)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네바다주 소재 광산에서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도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리튬 정제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25년부터 전기차 100만 대 수준의 수산화리튬 5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호주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와 수산화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핵심 광물인 ‘리튬 정광’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는 북미 리튬광산을 운영하는 곳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 약 7.89%를 투자해 5년 간 리튬 정광 생산량의 25%를 할당받기로 했다. 

SK온도 미국 웨스트워터에서 정제한 흑연으로 배터리용 음극재 공동 개발에 나선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탄자니아 흑연광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공급받은 흑연을 그룹 내 소재기업인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할 계획이다.

중국 역시 리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IRA로 중국산 배터리 소재가 제재 대상이 되자 대응 방안으로 남아메리카·아프리카 국가들과 제휴를 맺고 리튬 정광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지난 2년 동안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45억달러(약 6조 원)를 투자해 약 20개의 리튬 광산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자국 영토 내에 다양한 광물을 자체 보유하고 있지만 리튬 매장량은 전 세계 8%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이 남미와 아프리카 리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계획하는 리튬 공급망을 모두 확보한다면 2년 후 전 세계 리튬 공급의 약 3분의 1을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IRA 이후 전기차 배터리가 미국과 그 동맹국·우방국, 중국과 우방국 간의 경쟁 구도로 굳어지면서 리튬을 포함한 배터리 원자재 쟁탈전이 계속 심화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