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중요한 과업” 강조해온 1호기 첫발사 실패…2차 발사 시점 ‘주목’
“방향 전환도 못해 기술적 6개월 이상 필요…북한은 수주 내 발사도 가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31일 오전 6시 27분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한 직후 신형 발동기 사고로 서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우리군은 이날 오전 8시 5분경 서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인양했다. 

이번 북한의 발사체는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됐으며,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은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천리마-1형이 정상 비행하던 중 1단계 분리 후 2단계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해 서해에 추락했다”며 “신형 발동기 체계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원인 분석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우주개발국은 위성 발사에 나타난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 여러가지 부분 시험들을 거쳐서 가급적 빠른 시간 내 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의 위성 발사는 당초 북한의 군부 2인자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30일 입장발표를 내고 예고한 6월 시작을 하루 앞둔 날인 만큼 예상보다 이른 시점이다. 북한은 당초 ‘5월 30일 0시부터 6월 11일 0시 사이에’ 정찰위성을 쏘겠다고 통보했지만 발사 가능 예고기간이 시작된 지 불과 6시간여 만에 서둘러서 발사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셈이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위성발사 준비를 끝내겠다고 공언한 4월을 훨씬 넘겼는데도 이 시기 김 위원장은 28일동안 공식활동이 없었던 점에도 의혹이 있다. 그러던 중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재개하면서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지도 했고, 이후 6일만에 서해위성발사장 건설작업이 급진전했다.

   
▲ 우리군이 31일 오전 8시5분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해 인양 중이다. 2023.5.31./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이처럼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까지 북한의 비정상적인 과정이 있었던데다 최근 들어 북한의 조급함이 감지되고 있으며, 이는 그동안 김 위원장이 중요한 과업이라고 강조해온 것과 모순된다. 이날 발사가 이뤄진 배경에 당연히 김 위원장을 위시한 수뇌부의 재촉이 있었겠지만 중요한 과업에 대해 갑자기 서두르는 모양새가 부자연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북한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 2차 발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게 나왔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광명성-3호’ 1차 발사 실패 당시 8개월 뒤인 그 해 12월 2차 발사에 나서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린 일이 있다.

장영근 항공대학교 교수는 “1단 엔진은 정상 작동 및 단 분리를 수행했으나 2단 엔진의 비정상 시동으로 인해 점화 및 연소 실패로 추진력을 얻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1단 추진체와 위성발사체 동체가 모두 예상낙하지점 인근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2단 로켓 엔진이 추력을 얻지 못해서 Kick Turn을 통한 방향 전환도 못한 상태에서 1단 엔진의 관성으로 1단의 비행 방향으로 추락했다”고 평가하고, “이런 사고나 실패 원인을 조사하고 보완하기 위해 최소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최소한의 고장원인 조사를 통해 수 주 내 2차 발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위성보다 2단 분리 추진체의 문제라고 밝혔으므로 조만간 재발사가 예상된다. 여름으로 갈수록 기상을 예측하기 어렵고 6월 상순 당 전원회의 소집을 예고한 만큼 가급적 6월 재발사가 예상된다”면서도 “재발사 시 재실패는 정권적 부담이므로 신중히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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