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하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 필요"
   
▲ KB증권 WM투자전략부 신영덕 이사
올해 금융시장은 작년과 달리 원자재와 달러를 제외한 모든 자산 군에서 플러스(+)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주요 증시는 상승했고, 미국 및 한국의 국채 10년물은 작년 고점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2분기에 들어서 시장의 관심은 아직 물가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으나 경기로 넘어가고 있었다. 5월 들어서 느리지만 하락세를 보이는 물가 및 미국의 부채 협상 이슈와 같은 불확실성은 금리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상승세를 보인 주식시장은 오랜 격언인 ‘Sell in May‘에 주목했다. 

그러나 5월의 금융시장은 예상과 반대로 움직였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힌트로 하락세를 보이던 국채금리는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과 고용 등 여전히 견조한 펀더멘털로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이며 상승 반전했다. 반면 주식시장은 인공지능(AI) 열풍과 더불어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이 더해지며 5월의 Sell in May는 기우에 그치고 상승으로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예측과 달리 매월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혼란스러운 금융환경 속에서 자산배분전략의 난도 역시 한단계 높아졌다. 투자기회만을 모색하기 보다는 경기 국면에 따른 자산 군별의 역할을 부여한 유연하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이다. 

자산관리 배분 전략을 각 포지션 별 역할이 주어지고 상황에 따른 유연한 포멘이션이 중요한 축구 경기를 빗대어 생각해보자. 

축구는 메시와 같은 11명 공격수로만 팀을 꾸려서는 경기에서 승리 할 수 없다. 포트폴리오 역시 각 자산 군별의 역할이 다르며 실물 경기를 반영하는 경제지표와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국면에 따라 조화롭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경제 지표와 데이터는 경기침체를 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가 둔화하며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Stagflation)국면이었다면, 올해에는 경기와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Deflation)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채권과 금을 통하여 포트폴리오 방어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실질금리가 플러스 영역으로 전환됐으며, 지난해 강한 긴축의 여파로 높아진 경기침체 가능성을 고려하면 내년 기준금리는 현재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제한적인 추가 금리 인상 전망과 연말로 갈수록 내년의 금리인하를 본격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국채는 인컴 수익과 더불어 위험을 분산시켜 주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의 공격수로서 퀄리티가 좋은 빅테크와 같은 성장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기가 어두워질수록 성장의 희소성이 높아지며 우량 성장주가 주목을 받는다. ChatGPT가 몰고온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장성과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 우려와 달리 상향 조정되고 있는 주요 주가지수 이익전망치을 고려 하면 성장주의 강세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주식은 물가는 낮아지고 경기가 회복되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국면이 생각보다 빨라진다면 더욱 기대가 되는 자산이다. 한편,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현재의 시장환경에서는 포트폴리오의 골키퍼의 역할로 ELS 등 구조화상품과 현금을 고려할 수 있다. 

지수 중심 ELS는 박스권 장세 하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일정 수준의 고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현금은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동성 국면에서 매력적인 주식과 채권을 분할 매수하여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원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장의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지금, 경기 사이클에 부합하는 자산군의 역할과 팀웍이 필요한 자산배분이 중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글=KB증권 WM투자전략부 신영덕 이사

※ 동 의견은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소속회사(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