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그리스 국민은 6일 채권단의 협상안을 놓고 찬반을 물은 국민투표에서 '긴축 반대'를 택하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리스 사태를 둘러싸고 자주 등장하는 디폴트와 그렉시트 등 주요 용어를 정리했다.

◇디폴트(default)

채무자가 빌린 돈을 정해진 기간 안에 갚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국가의 경우 외국에서 빌려온 차관을 만기까지 갚지 못하면 디폴트 상태가 된다. 차관 계약상 부과된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디폴트가 성립된다.

◇체납(arrears)

'체납'은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내부 규정상 채무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디폴트'와 구분해서 일컫는 용어이다. 이번 그리스의 IMF 채무 상환 실패에 해당한다. IMF는 회원국의 상환 실패를 디폴트가 아닌 체납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도 민간채권자에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만을 디폴트로 분류하고 있다. IMF는 또 체납을 해소할 때까지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

한 채무계약에서 디폴트가 선언되면 다른 채권자도 같은 채무자에 대해 일방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는데 이를 '크로스 디폴트'라 한다.

◇기술적 디폴트(technical default)

공식적인 디폴트는 아니지만 채무 계약의 조건을 위반하는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디폴트로 통상 전면적인 채무불이행 사태로 '무질서한(disorderly) 디폴트'와 구분된다. 지난 2012년 그리스가 민간채권에 대한 채무조정에 나선 것이나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모든 채권단에 대한 상환을 요구한 미국 법원을 결정을 거부한 것 등이 '기술적 디폴트'로 간주된다.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한다. 'Greek(그리스의)'과 'exit(이탈)'를 합친 것으로 지난 2012년 씨티그룹의 윌렘 뷰이터와 에브라힘 라바리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작성한 보고서에서 처음 쓰였다. 이후 그렉시트 말고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와 포르투갈의 유로존 탈퇴를 뜻하는 '포렉시트(Porexit) 등의 신조어도 줄줄이 나왔다.

◇그렉시던트(Grexident)

그리스가 의도치 않게 유로존을 이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렉시트와 우연 또는 사고를 뜻하는 'accident'를 합한 말로, 'Graccident'로 표기하기도 한다.

◇뱅크런(bank run)

예금 대량인출 사태로, 금융기관의 지급불능이나 파산 우려가 커졌을 때 많은 수의 고객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찾고자 몰림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리스는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되면서 뱅크런 사태가 나타남에 따라 은행영업을 잠정 중단시키고 예금 인출을 제한했다.

◇유로그룹(Eurogroup)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로 유로존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프랑스의 요청으로 1997년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가 창설을 승인했다.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주도적으로 해법을 찾고자 나서는 당사자들의 모임이기도 하다.

◇유로존(Eurozone)

유럽연합(EU)의 단일 화폐인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나 지역을 말한다. EU 국가들은 1995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단일통화인 유로를 출범시키는데 합의했으며 현재 '유로존'에는 19개국이 가입해 있다.

◇구제금융(bailout)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이나 도산 위험에 직면한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도산에 따른 위기 확산 없이 질서 있는 파산을 유도하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한다.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그리스 말고도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키프로스 등이 구제금융을 받았다.

◇무제한국채매입프로그램(OMT.outright monetary transaction)

지난 2012년 9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존의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을 대체하고자 발표한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이다. SMP가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성격의 프로그램이었던 것과 달리 OMT는 '무기한' 정책으로 유로존 국채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

EFSF는 지난 2010년 6월 유로존 회원국이 마련한 임시 구제기금으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그리스 등에 재정 지원을 한 바 있다. EFSF를 통한 재정지원은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이 끝나면서 모두 마무리됐다.

ESM은 상설구제기금으로 2012년 10월 8일 시작됐으며 지금으로서는 유로존 회원국이 새로 재정지원을 요청했을 때 재정지원에 나설 유일한 기금이다. 스페인과 키프로스에 대출을 제공한 바 있다.

◇긴급유동성지원(ELA)

구제금융과 별개인 ELA는 시중 은행이 자금난을 겪을 우려가 있을 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각국 중앙은행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승인을 받아 공급하는 것으로 ECB가 평소에 적용하는 금융 프로그램이다. 유동성 위기가 고조된 그리스에서 예금 인출이 급격히 늘어나 대출기관들이 긴급 자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지자 ECB는 그동안 꾸준히 ELA 상한선을 확대했다. ECB는 위기에 처한 그리스를 위해 꾸준히 ELA 상한액을 늘려왔지만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에는 한도를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