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또 일을 냈다.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를 물리치고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4년 전 준우승한 한국은 '어게인 2019'에 한 발 앞으로 다가섰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경기장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열전 끝에 나이지리아를 1-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연장 전반 '골 넣는 수비수' 최석현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다.

   
▲ 최석현(가운데)이 연장 결승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19년 폴란드 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했던 한국은 다시 정상 도전의 여정을 이어갔다. 한국은 오는 9일 유럽 최강 이탈리아와 준결승에서 만나 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은중 감독은 이영준을 최전방에 두고 강성진과 이승원, 김용학을 2선에 배치했다. 중원은 강상윤, 이찬욱에게 맡기고 배서준, 김지수, 최석현, 박창우로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김준홍이 지키게 했다. 배준호를 교체멤버로 대기시키고 강성진을 선발로 기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

경기 초반 두 팀은 치열한 탐색전을 펼치며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애썼다. 나이지리아가 서서히 볼 점유율을 높여나갔고, 선데이의 측면 돌파와 엘레투의 중거리슛으로 위협을 가했다. 

신중하게 경기 운영을 하며 좀처럼 슛 기회를 못 잡던 한국은 전반 막판 강성진의 크로스에 이은 배서준의 첫 슛이 나왔지만 수비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이승원이 때린 중거리슛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후반 들며 한국은 강성진 대신 배준호를 교체 투입해 공세를 끌어올렸다. 후반 14분 이영준의 중거리 슛은 골대 위로 벗어났다.

0-0 균형이 유지되자 김은중 감독은 선수 교체 카드를 잇따라 뽑았다. 후반 중반 들면서 이찬욱, 김용학, 배서준, 김지수를 차례로 빼고 박현빈, 이지한, 황인택, 최예훈을 투입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친 기색을 보이는 선수가 늘어나자 나이지리아도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애썼다. 후반 막바지 나이지리아 에마누엘이 박스 외곽에서 때린 슛은 김준홍 골키퍼 쪽으로 향했다. 후반 종료 직전 배준호가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디.

결국 두 팀 모두 득점없이 전후반을 마쳐 연장 승부를 벌여야 했다.

   
▲ 나이지리아를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 선수들이 '태극기와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동료 박승호의 유니폼(18번)을 들고 세리머니를 펴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연장 전반 5분 드디어 한국의 골이 터졌다. 세트피스에 의한 완벽한 골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승원이 니어포스트로 올린 볼을 최석현이 달려들며 솟구쳐올라 머리로 방향을 바꿔놓은 것이 나이지리아 골문 반대편 상단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최석현은 에콰도르와 16강전에 이어 또 한 번 멋진 헤더골을 터뜨렸다.

리드를 잡은 한국은 지키기에 나섰다. 선수들은 체력 고갈로 힘들어하면서도 나이지리아의 반격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나이지리아는 골문 근처에만 가면 슛을 때리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한국의 육탄수비에 정확성은 떨어졌다.

연장 후반까지 잘 버텨낸 한국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다함께 4강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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