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상승장' 전망 이어져도 증권사 '실적 하락' 가능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점차 회복 모멘텀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지만 증권업계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특히 지난 5월엔 한국SG증권발(發) 사태 여파로 투자심리가 출렁이면서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차액거래결제(CFD) 관련 리스크가 커지는 등 실적 측면에서 낙관할 수 없는 요소들이 산재한 것으로 파악된다.

   
▲ 국내 증시가 점차 회복 모멘텀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지만 증권업계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사진=김상문 기자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시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증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260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코스피 지수가 2800선, 혹은 3000선까지 뻗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어느덧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증권은 지난 5일 내놓은 증시전망 보고서에서 코스피지수의 하반기 예상 등락범위(밴드)를 기존 2200~2600에서 2350~2750으로 올려 잡았다. 또 내년 1분기에는 2500~2850 사이에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 또한 반도체 경기개선 등을 근거로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기존 2800에서 2920으로 상향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미국 서비스 경기가 둔화해도 제조업의 반등으로 글로벌 경기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보고서 속 내용과는 달리 증권사 자체의 실적 전망은 그리 좋지 않다. 우선 지난달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한 점이 눈에 띈다. 거래대금이 감소한 것을 올해 들어 처음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긴장감도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4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31.7% 급감한 수준으로, 올해 개인 투자자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13조1423억원을 시작으로 지난 4월엔 26조4098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다 5월에 18조원대에 꺾인 것이다.

이 시기는 한국SG증권발(發) 매물폭탄 사태가 일어나며 주식시장이 어지러웠던 시기다. 주가 급락 사태 여파로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후퇴한 부분이 눈에 띈다. 이번 차액결제거래(CFD) 매도 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 4월24일(20조4310억원) 이후 신용거래융자는 빠르게 줄어서 지난달에는 18조6623억원까지 감소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은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다행히 이달 들어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분위기가 재반전될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올해 2분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회사들은 CFD 거래 관련 손실이 발생하는 등 실적 리스크가 평소 대비 무거워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반기 강세장 기대감이 존재하긴 하지만 적어도 2분기 실적은 낙관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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