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상저하고' 예상과 달리 상반기 강세장…반도체 섹터 '주목'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연말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저하고(上底下高)를 예상했던 국내 증권사들의 스탠스가 바뀌고 있다. 코스피 상단 밴드를 3000 가까이 잡는 곳들도 등장해 달라진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계속 강세를 이어갈 섹터를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 작년 연말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저하고(上底下高)를 예상했던 국내 증권사들의 스탠스가 바뀌고 있다. 코스피 상단 밴드를 3000 가까이 잡는 곳들도 등장해 달라진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여의도의 시선에 변화가 감지된다. 작년 연말의 압도적인 하락장은 올해 초 증권사들의 전망에도 영향을 줬다. 상반기 하락장과 하반기 상승장을 의미하는 ‘상저하고’라는 표현이 연초 여의도의 표어처럼 통용됐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봄부터였다. 금양과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섹터 종목들이 신드롬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여줬다. 이들 종목이 속한 코스닥 시장은 활황을 맞으며 거래대금 면에서 코스피를 압도하는 일이 잦아졌다. 작년 하반기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심하게 하락했던 국내 증시는 전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른 속도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달라진 여의도의 분위기는 증권사들이 내놓는 하반기 증시 전망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삼성증권은 2023년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2200~2600에서 2350~2750으로 올려 잡았다. 분기별 전망치를 3분기 2350~2700, 4분기 2400~2750, 내년 1분기 2500~2850 등의 상승세를 전망했다. ‘당분간 계속 오른다’는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KB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2800에서 2920까지 올려 3000선을 가시권에 뒀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2430~2800을 제시하며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현재 나와 있는 전망치들은 올해 초 2100~2700선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다. 기준금리 동결, 더 나아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한국은 물론 미국 증시도 랠리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미 증시의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연중 최고치까지 상승한 것은 물론, 대표적인 시장의 심리지표 중 하나인 CNN의 공포탐욕지표(Fear & Greed Index)는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을 의미하는 76 수준까지 치솟아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분위기도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뜨겁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하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어갈 업종을 찾기 위해 분주해진 모습이다. 관건이 되는 2개의 섹터는 2차전지와 반도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쪽으로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혹독한 하락장 터널을 지나 이제 바닥을 쳤다는 안도감에 더불어 내년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섹터에 대해 “메모리 반도체의 2분기 재고감소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반도체 업종은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도체 섹터 대표 종목이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의 머니무브가 지속돼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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