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자산운용사가 상장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비율이 100건 중 7건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산운용사 61곳이 상장사 615개사를 대상으로 공시한 의결권 행사 내역 2천695건 중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경우는 189건으로 7.0%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기관투자자의 반대권 행사 비율인 10.9%(3천602건 중 391건)보다 3.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반대권 행사 비율은 35.6%(542건 중 193건)다.

반대권 행사 비율이 10% 이상인 운용사는 트러스톤(47.0%), 라자드코리아(35.5%), 피델리티(33.3%), 알리안츠글로벌(30.8%) 등 10개사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전체 운용사의 절반이 넘는 34개사는 안건 반대 실적이 전무했다.

금감원은 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에코프론티어나 미국의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등 외부 의결권 자문사의 조언을 받은 운용사 9곳의 반대 비율은 28.6%로, 자문을 구하지 않은 운용사보다 9배 이상 높았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 유형별로 보면 외국계 운용사 11곳의 반대 비율은 23.1%인 데 비해 국내 운용사 50곳의 반대 비율은 3.8%에 그쳤다.

국내 운용사 중에서는 최대주주가 개인이거나 법인인 독립계열 운용사의 반대 비율이 9.7%로 높은 편이고 대기업(2.2%), 금융(2.0%) 계열 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금감원은 독립계열 중에서도 반대 비율이 특히 높은 트러스톤을 제외하면 평균 2.5% 정도라고 설명했다.

수탁고 규모별로 보면 주식형 수탁고가 1조원 이상 5조원 미만인 중형 운용사의 반대 비율이 10.0%로 높은 편이고, 1조원 미만 소형사도 7.6%에 달했다.

반면, 전체 주식형 수탁고의 비중이 58%에 달하는 대형 자산운용사 5곳의 반대 실적은 전체 공시건수 516건 중 9건으로 1.7%에 불과했다. 이중 미래에셋의 반대 비율이 6.3%로 높은 편이고, KB는 0.8%로 뒤를 이었다. 삼성, 한국투신, 신영 등은 0%였다.

안건별로 분석한 결과 반대 비율이 가장 높은 유형은 '정관변경(5.9%)'이었고, '임원선임(2.7%)', '임원보수(1.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은행·보험 등 기타 기관투자자는 임원보수 안건에 대한 반대 비율이 1.4%로 다른 안건에 비해 높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부 자문을 구한 경우 반대 비율이 비교적 높은 만큼 이들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집합투자업자는 고객 자산을 수탁받아 운용하는 만큼 투자자 이익을 고려해 의결권을 충실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