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지수 편입, 빨라도 2026년 5월 돼야 가능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가 사실상 또다시 불발되면서 한국은 여전히 신흥시장(EM)으로 분류됐다. 경제 규모와 주식시장 규모는 충족했으나 시장 접근성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제반 제도의 선진화 작업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가 사실상 또다시 불발되면서 한국은 여전히 신흥시장(EM)으로 분류됐다. /사진=김상문 기자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사전단계격인 워치리스트 등재가 또다시 불발됐다. 8일(현지시각) MSCI는 2023년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에서 한국이 여전히 신흥시장(EM)으로 분류됐다고 발표했다.

MSCI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다. 각국 증시를 규모와 제도 수준에 따라 선진(DM), 신흥(EM), 프런티어(FM) 시장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한국은 1992년 1월 첫 편입 이후 줄곧 MSCI 신흥국 지수에 머무르는 중이다. 이번 워치리스트 등재 실패로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아무리 빨라도 2026년 5월 말에나 가능하게 됐다.

한국은 이미 워치리스트 등재 경험을 갖고 있긴 하다. 2008년부터 6년간 워치리스트에 올라 있었으나 매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2014년에는 아예 워치리스트에서도 빠졌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 MSCI 선진지수 편입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배당금 지급 투명성 제고,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절차 간소화, 외환시장 24시간 거래 체제 도입 등이 그 결과물이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기준으로 국내 증시의 여러 제도를 손보는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달 22일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명의로 한국을 워치리스트에 포함시켜 달라는 의견서를 헨리 페르난데스 MSCI 회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MSCI 측은 이번 리뷰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우선 한국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권리에 대해 MSCI 측은 "올해 들어 한국 정부가 영문 공시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으며, 전면적인 시행 후 이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철저히 평가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외환시장 접근성에 대한 코멘트도 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범운영 실시를 앞두고 있다"며 "해당 대책의 영향에 대해 완전히 시행되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철저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MSCI는 한국 기업들이 주주명부 확정 2~3개월 이후 배당금 공시 시기를 확정하고, 예상 배당금을 제공하지 않는 점 등도 지적하며 제도 개선 이후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마디로 한국 증시는 경제 규모와 주식시장 규모는 조건을 충족하고 있으나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미흡한 측면이 존재하는 셈이다.

업계에선 기대치를 ‘내년 등재’로 수정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MSCI는 매우 보수적인 집단으로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예정된 국내 제도들의 여러 변화가 우선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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