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투수 장원준(38)은 이번 시즌 이른바 '땜빵 선발'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 차례 선발 등판을 하면서 '돌아온 에이스'의 면모를 보이며 두산 마운드에 엄청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장원준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두산은 장원준의 호투와 타선 폭발로 11-4 대승을 거뒀다.

장원준은 이날 시즌 3번째 등판이었다. 시즌 처음 1군 마운드에 올랐던 5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타선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5이닝 4실점으로 많은 점수를 내줬다. 하지만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5⅓이닝 1실점으로 안정감 있는 피칭을 하며 승리를 따냈다.

   
▲ 사진=두산 베어스 SNS


NC는 이날 경기 전까지 5연승을 내달리며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려 상승세를 탔던 팀이다. 장원준이 다소 고전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관록투가 빛났다. 최고 구속이 139km로 전성기에 비해 볼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예리한 제구력과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볼 배합,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6회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고 NC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최근 수 년간 부상과 구위 저하로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장원준은 지난 4년간 단 1승도 못 올렸다. 2018시즌에는 24경기 등판해 3승(7패)에 그쳤다.

그런데 이번 시즌 3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벌써 3승을 수확했다. 통산 승수도 132승으로 늘어났다.

특히 장원준이 6이닝을 채우며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것을 주목할 만하다. 장원준은  지난 2018년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6이닝 무실점) 이후 5년여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어렵게 현역 연장을 결정한 장원준은 선발로 6이닝 정도는 충분히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편 것이다.

NC전 후 그는 "지금 내가 '올해 몇 승을 해야지', '통산 몇 승을 해야지' 이런 생각은 없다. 한 타자 한 타자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가려고 한다"며 선발로 나서 공을 던질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공 하나하나 전력투구를 한다고 밝혔다.

장원준은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는 못한다. 첫 등판 후 2주만에 마운드에 올랐고, 이후엔 1주일만에 등판했다. 등판 간격이 조금 길더라도, 장원준은 땜빵용이 아닌 두산 선발진의 든든한 기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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