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 PER 수치 '버블 붕괴' 우려

[미디어펜=이승혜 기자] 1조 클럽에 가입한 제약·바이오주가 반년 만에 5개에서 23개로 급속하게 늘어난 반면 주가 역시 폭락하고 있어 일각에서 거품이 붕괴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1조 클럽에 가입한 제약·바이오주가 반년 만에 5개에서 23개로 급속하게 늘어난 반면 주가 역시 폭락하고 있어 일각에서 거품이 붕괴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SBS CNBC 방송 캡처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가총액 상위 6개 제약·바이오기업은 ▲한미사이언스(10조4650억원) ▲셀트리온(8조7857억원) ▲한미약품(5조1257억원) ▲유한양행(3조2398억원) ▲메디톡스(3조1145억원) ▲녹십자(2조9216억원) 등이다.

올 초 주가가 1104% 급등하며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선 한미사이언스를 제외한 5개 기업은 연초에도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섰다.

더불어 ▲바이로메드 ▲녹십자홀딩스 ▲코오롱생명과학 ▲일양약품 ▲대웅제약 ▲코미팜 ▲LG생명과학 ▲에이치엘비 ▲동아에스티 ▲부광약품 ▲대웅 ▲휴온스 ▲젬백스 ▲씨젠 ▲메디포스트 동아쏘시오홀딩스 ▲아미코젠 등 17개사가 시가총액 1조를 넘어서며 반년 만에 1조 클럽 가입자 수가 23개로 대폭 늘어났다.

제약주는 최근 안정적 실적과 자체 신약개발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3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 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을 다국적 제약사인 릴리와 최대 7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데 이어 삼성 바이오 계열사도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산업에 가속도를 내 제약·바이오주 랠리의 서막이 열렸다.

의약품업종은 128.93%, 제약업종은 110.16%, 의료·정밀업종은 55.67%로 주가가 올라 급등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가 과열된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주가상승이 실적을 크게 웃돌면서 비정상적인 PER(주가수익배율)이 속출하고 있다.

주식 한주가 PER 수치에 따라 수익에 비해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의미를 염두에 둘 때 메디포스트는 867배, 동아쏘시오홀딩스는 862배, 코오롱생명과학은 692배, 한미사이언스 377배, 한미약품은 152배로 나타났다.

바이로메드, 일양약품, 코미팜, LG생명과학, 에이치엘비, 젬백스는 수익이 없어 PER이 산출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은 반면 정부의 규제로 성장에 한계가 부딪힌 데서 나온 결과로 예측된다. 이날 의약품업종은 3.94% 주가가 하락해 전 업종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일양약품우(-16.0%), 알보젠코리아(-10.96%), 유유제약2우B(-10.0%), JW중외제약우(-9.95%), 한미사이언스(-8.56%), 제일약품(-8.38%), 영진약품(-8.35%) 등 제약 관련주가 하향세를 걸었다.

코스닥시장도 제약 업종이 3.45% 떨어져 하락률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셀트리온제약(-8.33%), 코오롱생명과학(-7.55%), 인트론바이오(-7.41%), 메디포스트(-6.49%), 서울제약(-6.25%), 안국약품(-6.04%) 등 제약·바이오주의 연이은 하락세로 의약업계 주식의 고평가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공행진을 벌이던 제약·바이오주의 폭락으로 전문가들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금융투자 관계자는 “상반기 제약주가 성장성, 해외시장 진출, 신약개발가치 등을 반영해 주가가 과장포장된 부분이 없지는 않다”며 “일부 제약주는 주가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까지 상승해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