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강판 지시에 분노를 표출했던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오승환(41)이 1군 등록 말소됐다. 박진만 감독과 면담 후 내려진 2군행이다.

삼성은 18일 kt 위즈와 수원 원정경기를 앞두고 오승환을 1군 엔트리 제외하고 투수 김시현을 1군 콜업했다.

오승환이 엔트리에서 빠진 것은 이틀 전 경기 중 있었던 일 때문이다. 오승환은 지난 16일 kt전에 삼성이 6-4로 앞선 8회말 구원 등판했다가 3타자만 상대하고 강판됐다. 첫 타자 정준영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내준 뒤 박경수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어 보내기번트로 1사 3루가 된 다음 이승현과 교체돼 물러났다. 투구수는 7개에 불과했다.

   
▲ 오승환이 1군 등록 말소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베테랑 마무리투수로서 다소 굴욕스러운 강판 상황이 되자 오승환은 평소 '돌부처'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감정 표현을 했다. 투수교체를 위해 나온 정현욱 코치에게 볼을 넘겨주지 않고 빈 관중석 쪽으로 집어던졌고, 덕아웃에서는 글러브를 패대기치기도 했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가라앉은 팀 분위기 속 6-7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튿날 오승환의 행동에 대해 "고참으로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야 했을 것 같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오승환과 면담을 가진 후 이날 엔트리 제외를 했다.

박 감독은 "(오승환이) 자기도 모르게 그런 행동이 나왔다고 하더라. 잘 안 풀리다 보니 그렇게 표현을 했겠지만,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행동이었다"며 "퓨처스(2군)에서 마음을 잘 추스르고 돌아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일 NC 다이노스전 세이브로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의 기념비를 세우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구위 저하로 제 몫을 못 해내고 있다. 투구 리듬과 자신감 회복을 위해 처음으로 선발 등판도 해보고, 2군에서 조정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번에는 공개적인 분노 표출로 또 1군 공백기를 갖게 됐다.  

오승환이 빠지는 동안 삼성의 마무리는 좌완 이승현이 맡는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