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전략, 개발 난도 높은 신약 개발 성공률 향상 일환
특화신약 필요로 하는 시장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제약·바이오회사들이 대형 신약 개발 프로젝트의 성과를 앞당기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휴를 맺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성공도 장담할 수도 없다. 이에 난도가 높은 개발과정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연합이 만들어지고 있다. 

   
▲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제공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미국 케임브릿지에 위치한 파킨슨병 신약 개발사 '빈시어 바이오사이언스'(빈시어)에 공동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 혁신신약개발에 시너지

이번 투자를 계기로 3사는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은 물론 임상시험 설계, 환자 후보군 선정 등 빈시어의 AI 플랫폼을 활용한 협력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빈시어는 지난 2018년 파킨슨병의 권위자인 스프링 베루즈(Spring Behrouz) 박사가 설립한 바이오 기업으로 독자적인 AI 플랫폼을 활용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치매 등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거나 수명이 다하면 세포가 이를 제거하는 '미토파지(Mitophagy)'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기능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면 신경퇴화, 근육약화는 물론 더 나아가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빈시어의 후보물질은 체내 미토파지 활동을 강화시켜 건강한 미토콘트리아의 비율을 높이고, 파킨슨병의 진행을 저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웅제약은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 개발 기업 입셀과 인공 적혈구 공동 연구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인공 적혈구는 혈액 내에서 세포에 산소를 전달하는 적혈구의 기능을 대체한 물질이다.

◇셀트리온, 미국 '라니'와 경구형 휴미라 개발 계약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텍 라니 테라퓨틱스(Rani Therapeutics)와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의 경구형 제제 개발에 나선다. 

경구형 아달리무맙 개발에 필요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을 라니에 독점 공급하고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개발과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는다. 라니는 고용량 약물을 탑재할 수 있는 자체 보유 기술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고농도 경구형 아달리무맙을 개발한다.

셀트리온은 라니와의 이번 협업이 고농도 제형 중심의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계약에 따라 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약물 효과에 더해 환자 투약 편의성까지 확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밖에도 동구바이오제약과 국제약품, 한국파마도 힘을 모았다. 의약품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각 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제약산업 환경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와 비뇨기과, 국제약품은 안과, 한국파마는 중추신경계(CNS) 등 분야에서 처방 상위권에 있는 제약기업이다.

   
▲ 제약·바이오회사들이 대형 신약 개발 프로젝트의 성과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으로 제휴를 맺는 사례가 눈길을 끈다. /사진=픽사베이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5년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 2018년 얀센에 1조6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이 같은 연합을 통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곳도 있다.

◇제넨셀, 동국제약과 개별 인정형 기능성 원료 공동연구

동국제약과 제넨셀은 지난달 여성 월경 전 증후군 개선에 관한 천연물 원료 개발에 결실을 맺은 바 있다.

동국제약과 제넨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자체 개발한 천연물 소재 프리멘시아(맥아 및 구절초 복합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여성 월경 전 증후군(생리 전 증후군) 개선에 관한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다.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는 고시나 등록되지 않은 소재를 연구를 통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식약처로부터 승인받는 것을 말한다. 

동국제약과 제넨셀은 지난 2017년부터 6년 동안 약 30억 원을 투입한 공동 연구를 통해 이번 원료 개발에 성공했다. 전임상시험과 인체적용시험 등을 통해 프리멘시아의 도파민 수용체 활성화로 인한 프로락틴 호르몬(유즙 호르몬) 분비 정상화,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 수용체 활성 억제 등을 증명했다. 월경 전 증후군의 증상 완화, 뇌하수체 세포 보호, 자궁 내 염증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제넨셀은 본 발명에 대해 총 3건의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 해외 9개 지역에는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 같은 협업 전략은 개발 난도가 높기은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에서의 협업 전략을 일부 중소·중견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기업이 주를 이뤘던 것과 달리 회근에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도 고난도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앞다퉈 나서면서 경쟁사를 비롯한 바이오벤처기업과 손잡고 있다.

특히 개발 난도가 높은 새로운 치료제 시장은 대표적인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만큼 성공과 동시에 큰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제약업계는 우수한 협력 관계를 위해 치료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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