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재개' 등 까다로운 전제조건 남아 있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이번에 후보군에도 들지 못한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 도전은 내년 6월에나 가능해졌다. 

   
▲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지수 편입이 불발되면서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 도전은 내년 6월에나 가능해졌다. /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결국 실패했다. MSCI 측은 지난 22일(현지시간) ‘2023년 연례시장 분류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 증시를 선진국 대상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MSCI 지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식 운용의 벤치마크로 사용하는 지표로 선진국‧신흥국‧프런티어시장‧단일시장 등으로 분류된다.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60조원~73조원 덩도의 대규모 해외투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조건이 만만치는 않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등재돼 있어야 한다. 결국 이번 실패는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 도전이 다음 기회인 내년 6월경으로 넘어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약 한국이 내년 6월 관찰대상국에 지정되면 1년 뒤인 2025년 6월에 선진국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2026년 6월 실제 편입이 이뤄지는 루트가 현재로써 기대할 수 있는 ‘최단거리’다.

국내 시장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반응도 있다. MSCI는 지난 8일 발표한 ‘시장접근성 평가’에서 총 18개 항목 중 작년과 동일하게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등 6개 항목을 ‘마이너스’(개선 필요)로 평가하고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한바 있다. 시장접근성 평가가 시장 재분류를 위한 사전 절차인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은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결과적으론 실패했지만 ‘희망’을 발견할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MSCI는 최근 한국 정부의 주식시장 관련 ‘제도 변경’ 측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해외 투자자의 한국 주식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해 제안한 조치들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윤석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공시 단계적 의무화, ‘배당금 결정 이후 주주확정’ 방식으로 배당제도 개선 등의 조치를 연이어 내놓으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번에도 공매도 이슈가 만만치 않은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증시는 현재 코스피‧코스닥 일부 종목에 한해서만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 한국시장 내부의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 전면 재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반발 여론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충분한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도 함께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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