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제공 동의한 직원 대상 전수조사…'미동의' 25명서 추가 의혹?
감사원, 모든 직원 주민번호 제공받아 '감사 결과' 확대될 가능성 커
견제 없는 조직, 내부병폐 자정 못해…독립성 커녕 공정성 담보 못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고용세습', '특혜 채용' 의혹에 휩싸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자녀·친인척 채용 전수조사에서 최소 21건이 파악된 것으로 지난 22일 확인됐다.

이 21명의 경력채용 시기는 2011년부터 2022년 3월까지로 알려졌다. 이들의 현재 직급은 6급 3명, 7급 10명, 8급 7명, 9급 1명이다. 중앙선관위의 '특혜 채용'은 직급의 고하를 가리지 않는 모양새다.

문제는 이 전수조사가 개인정보 제공을 동의한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라는 것이다. 동의하지 않은 중앙선관위 직원은 25명에 달한다. 이들에게서 특혜 채용과 관련된 추가 의혹이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은 22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에 대해 "감사원에는 모든 직원의 주민등록번호를 제공했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 결과가 선관위 전수조사 결과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 측은 국회에 "경력채용자 가족현황 결과는 (개인정보) 부동의자가 있어 정확성을 담보하기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선관위가 처한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9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3.6.9. /사진=연합뉴스


공정성을 부정할뿐더러 선관위의 독립성까지 위협하게 된 이번 특혜 채용과 관련해, 선관위 내부 업무 규정인 사무규칙을 보면 인사과에서 인사 감사까지 맡는 구조다.

선관위와 유사한 구조인 헌법재판소·감사원·국회사무처 등은 모두 인사 부서와 감사 부서가 분리되어 있는데, 선관위는 인사 부서가 감사까지 맡아 내·외부 견제가 전혀 일어날 수 없는 구조다.

이는 직원 수 3000여명 규모인 선관위의 자정 능력이 전혀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헌법기관이라며 감사원 감사까지 거부하는 등 독립성을 내세우지만, 견제 없는 조직으로 내부 병폐를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는 선관위가 궁지에 몰린 셈이다.

이와 맞물려 선관위원들의 정치적 편향성도 또다른 문제로 꼽힌다.

공무원 신분인 선관위 직원들을 감독하고 견제해야 할 선관위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시각에서 이 점이 거론된다.

실제로 현 선관위원 구성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3인, (문 전 대통령이 지명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3인, 국회가 지명한 3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구성 자체에서 친야 성향의 선관위원이 최소 7명이다.

이들이 선관위의 대외 의사결정을 모두 장악하고 있어, 이번 '특혜 채용' 문제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선관위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새다. 선관위는 감사원의 감사를 부분 수용하겠다면서도 헌법재판소에 감사원 감사 범위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불복 의사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해 끝까지 다투겠다고 밝혔고, 앞서 협조하겠다던 권익위의 조사를 전격 거부하면서 시간끌기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도 읽힌다.

헌재가 권한쟁의 심판 청구에 대해 결론을 낼 때까지 어떻게든 현 상황을 끌어보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감사원은 일단 선관위 모든 직원의 주민등록번호를 제공받아 실지 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향후 감사원 감사 결과가 대폭 커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