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상품 상장신청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신탁상품 상장을 신청하면서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한껏 자극되는 모습이다. 이번 이슈는 길었던 가격침체 국면을 반전시키는 것은 물론 비트코인 역사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신탁상품 상장을 신청하면서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한껏 자극되는 모습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2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최근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 상장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은 운용자산(AUM) 기준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로, 운용 자산이 약 1경1600조원에 달하는 괴물 운용사다.

상품명을 보면 비트코인 ‘신탁’으로 표기돼 있어 엄밀히 보면 현물 ETF가 아닌 신탁 상품이다. 그러나 투자와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 상품이라는 점, 상품 출시를 위해서는 현물 비트코인의 구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물 ETF 출시와 유사한 효과가 기대된다.

블랙록이 신탁 상품을 신청한 것은 승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제조치로 해석된다. 블랙록이 물꼬를 트면 다른 상장사들이 함께 신청에 나서면서 비트코인의 ‘현물 ETF’ 상장 가능성도 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비트코인 관련 ETF는 모두 선물기반으로,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지는 상품들이다. 

반면 현물 ETF는 실제 비트코인을 확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비트코인의 현물 수요가 발생한다. 블랙록의 이번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블랙록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시장에 공식적으로 진입하게 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여러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해왔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그러나 블랙록이 ‘총대’를 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비트코인 가격은 급상승하고 있다. 세계 자본시장 최고의 큰 손에게 인정을 받은 셈이기에 그렇다.

비트코인의 ‘공인인증’에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한몫을 했다. 최근 파월 의장이 "스테이블 코인을 화폐의 한 형태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취임 첫해인 2018년까지만 해도 그는 일련의 가상자산에 대해 ‘투기성 자산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발언한바 있다.

여러 호재를 등에 업은 비트코인 가격은 3만 달러대를 넘겨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만 80% 가까운 상승률이 기록됐다. 설령 SEC가 이번 블랙록의 신청을 또 다시 거부하더라도 시장의 기대감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탈중앙을 부르짖으며 고안된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제도권 편입’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에는 일면 아이러니한 구석도 있다. 그러나 수년간의 우여곡절을 거쳐 비트코인이 완벽한 대체 재산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점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현물 ETF 신청에 (시장이) 의미 있게 반응한 이유는 블랙록의 높은 신청 성공률과 상품 구조상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연속적인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은 승인 유무와 관계없이 단기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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