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외국계 투기자본 기업 경영권 보호할 대책 마련 시급

   
▲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 휴먼디자이너
기업사냥꾼의 공격을 막는 것도 국가의 역할

지난 3월, 미국 NBC 투데이 쇼에서 영화 “귀여운 여인” 개봉 25주년을 맞이해 게리 마샬 감독, 리처드 기어,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해 영화 제작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전 세계 여성들이 열광한 소설 “50가지 그림자”의 여주인공 아나스타샤 스틸과 버금갈 정도로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는 전 여성들의 로망이 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매춘부인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을 신분을 뛰어 넘어가며 사랑한 백만장자 사업가인 에드워드 루이스 역을 맡은 리처드 기어는 백마 탄 왕자로 분해 뭇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되었다. 지금도 리처드 기어하면 결혼하고 싶은 남성이라고 말하는 여성들이 꽤 있다. 현재 ‘귀여운 여인’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작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백마 탄 왕자와 신데렐라의 사랑 이야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 “귀여운 여인”은 1990년 개봉 때부터 성 인신매매 근절 운동가들로부터 성매매 찬양물이라고 맹비난 받아 왔다. 하지만 꼭 성과 관련해 볼 수만은 없다.

냉정한 사업가들은 영화 속 남주인공 단골메뉴

영화 “귀여운 여인”의 에드워드 루이스 역을 멋지게 연기한 리차드 기어는 꽤 부유한 사업가로 나온다. 영화 속에서도 사업차 로스엔젤레스로 간 리처드 기어는 그 곳에서 비비안이라는 창녀 줄리안 로버츠를 만나 하룻밤을 지내면서 호감을 느껴 결국 사랑에 빠진다. 영화 속에서 최고 로맨스틱한 남자로 나오는 리차드 기어는 도산위기에 놓인 회사를 사들여 나누어서 비싸게 파는 일을 하는 냉정한 사업가다. 일명 기업사냥꾼이다. 하지만 여성에게 매력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사악하고 탐욕스러운 인물인지는 관객들은 도무지 모른다.

영화에서 기업사냥꾼은 종종 등장한다. 관객들은 기업사냥꾼의 사악함을 모르고, 그들이 워낙 멋진 삶을 영위하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쳐다보게 된다. 영화에서도 기업사냥꾼들은 자기가 기업사냥꾼이라고 하고 다니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기업사냥꾼이라고 자처하거나 지목당하는 인물이나 집단도 거의 없다. 기업사냥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나 조직에서도 적대적으로 경영권을 장악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사냥꾼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한다. 단순히 주주로써 투자한 후 기업가치가 높아진 다음 투자차익을 챙겨서 빠져나오는 것은 기업사냥꾼과 다르지 않다고 변명한다.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되지 않는 것처럼 기업사냥꾼을 좋게 볼 수는 없다.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외국계 투기자본의 공격에 맞서 국책펀드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지, 혹은 국민이 낸 세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로서 수익 극대화를 우선시해야 하는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엄청난 부를 챙기는 기업사냥꾼들

2003년 SK의 최대주주로 떠오른 소버린은 최태원 SK회장과 경영권을 다투며 법정 공방을 벌려 결국 무려 9000억 원을 이익을 챙겼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헐값에 싸 2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우유히 한국을 떠났다. 타이거펀드는 SK텔레콤을 공격해 6000억여원을 차익을 남겼다. 2006년에는 상어라는 별명을 가진 칼 아이칸이 KT&G를 공격해 700억 원이상 투자이익을 챙겼다. 우리 나라에서 악명을 떨쳤던 블랙스톤, 칼라일 등 사모펀드(PEF)도 기업사냥꾼이다. 또한 성공한 기업사냥꾼들은 부자순위에서 50위권 안쪽에 링크해 있다. 반도체 신화를 이끌어 낸 삼성 이건희 회장이 100위권에 들지 못한 것과 비교한다면 기업사냥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음을 알 수 있다.

객관성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ISS

최근 법원이 삼성물산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하는 가운데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투자자들에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ISS에 대해 세계 최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라고 하지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셜의 자회사다. 의결권 자문업 분야에서 ISS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외국인 투자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2012년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분석에 따르면 ISS의 주총 의안 분석 가운데 의결권 행사에 실제 반영되는 경우가 70%를 넘었다.

ISS는 쉽게 설명하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는 조직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ISS를 위엄있는 국제기구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고서에서 객관성이 부족해 기본적 신뢰성에 많은 부분 의심이 가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도 ISS는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가와 고평가된 제일모직 주가의 결합은 주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합병비율이 조정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합병실패시의 주가하락을 전망했다. 보고서의 내용을 보더라도 오류투성이로 잘못된 데이터가 많아 보고서 자체의 신뢰성이 무척이나 떨어지고 외국계 자본인 엘리엇의 주장만 그대로 답습해 문제가 많아 보여 그 신뢰성에 많은 부분 의심이 가고 있다. 2013년 KB금융 사태에서도 ISS의 정보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이 뒤흔들린적이 있었다. 결코 객관성을 가지고 분석하는 집단이라 보기 정말 어렵다.

기업사냥꾼에 의한 국부유출은 국가경제에 치명타

기업사냥꾼에 의한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막대한 국부유출이다. 작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까지 막대한 차익을 챙겨가는 기업사냥꾼의 공격을 받고 나면, 피해 받은 기업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피해를 복구하는데 상당히 고생을 하게 된다. 구조조정을 해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신규채용을 줄이는 등 직접적으로 국민들의 피해를 입게 된다. 국가경제에 멍을 지우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엘리엇의 행동은 단순히 삼성만을 공격한 것이 아니다. 사악하고 탐욕스러운 기업사냥꾼들은 언제든지 대한민국을 공격해 국가경제를 흔들려고 할 것이다.

언제까지 피해를 보아야 할 것인가? 이제라도 외국계 투기자본에 대한 대한민국 법치의 칼이 필요해 보인다. 총과 미사일로 무장한 적국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1세기 소리없는 경제전쟁에서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도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다. 거거에 시세차익만 생각하고 외국계 자본에 동조하는 국내 세력들에 대한 엄중한 조치도 필요하다. 피땀 흘려 이룩한 가치를 쉽게 빼앗는다면 그것처럼 잔인한 범죄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국민연금의 선택이 정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