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시공 넘어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디벨로퍼형 사업' 확장
연료전지·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활용해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
지자체 연계 지역균형발전 사업 추진…"글로벌 투자 이끌어낼 것"
[미디어펜=김준희 기자]‘데이터센터’가 건설업계 새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디벨로퍼형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함과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친환경 데이터센터 건립, 지자체와 연계한 지역 분산 등 다양한 방향으로 사업을 발전시켜나가는 모양새다.

   
▲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한 한화시스템 ICT부문 죽전 데이터센터 및 신한금융그룹 데이터센터./사진=한화 건설부문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지난 1월 1차 사업 착공에 이어 최근 4400억 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까지 마쳤다.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사업은 SK에코플랜트와 싱가포르 디지털엣지가 손잡고 인천 부평구 국가산업단지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인 120MW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약 1조 원 규모로 1·2차 사업으로 나눠서 진행 중이다. 오는 2024년 준공 및 서비스 개시가 목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전담 조직을 신설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보유한 데이터센터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비롯해 사업 개발 수행 역량까지 더해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 변신에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 외에도 캠퍼스·모듈러 타입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센터 상품을 개발 중이다. 특히 넷제로·분산에너지 활성화 등 환경 변화에 맞춘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과 연료전지 등을 활용해 탄소 배출은 줄이고 전력 효율은 높이는 ‘그린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송영규 SK에코플랜트 에코스페이스BU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 성공적 전환은 물론 연료전지 발전 적용으로 ‘그린 데이터센터’ 사업 모델 개발 초석을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도 기존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디벨로펴형 사업을 추진하며 업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07년부터 KT 강남 IDC(데이터센터), 한화시스템 ICT부문 죽전 데이터센터, 신한금융그룹 데이터센터, NICE그룹 IT센터, NH 통합 IT센터, MG새마을금고 IT센터 등 국내 기업들이 발주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동탄 삼성SDS 데이터센터를 준공했으며 현재 안산 카카오 데이터센터 공사를 진행 중이다.

단순 시공을 넘어 주도적으로 개발에 참여하는 디벨로퍼형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7월 창원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LG CNS, 안다자산운용과 창원 IDC 클러스터 건립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다.

설계 단계부터 발주처와 소통을 통해 최적의 데이터센터를 제공하는 한편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서버 냉각 시 전력 효율이 높은 공조방식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에 앞장선다는 각오다.

박철광 한화 건설부문 개발사업본부장은 “데이터센터 분야의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 리모델링공사 등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개발 단계부터 데이터센터 사업을 주도하는 디벨로퍼 역량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사 한양, 부동산 개발기업 보성산업 등을 보유한 보성그룹도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성그룹은 지난해 9월 전남도, 해남군, TGK, 다이오드벤처스 등과 함께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에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기 위한 20억 달러 규모 재생에너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립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에는 보성산업이 기존 스마트시티개발본부 산하에 ‘데이터센터 파크팀’을 신설하는 등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보성산업은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조성사업과 관련 40MW급 데이터센터 5개 동(총 200MW)을 먼저 조성하고 향후 글로벌 데이터센터 파크(25개 동, 1GW 규모)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보성산업 관계자는 “전담팀 신설 및 전문인력 보강을 통해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을 주도하는 리딩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의 지역 분산은 지역균형발전과 더불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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